어제는 달리는 의사들 번개 모임이 있었다. 저녁을 먹고 자리를 옮기면서 해도 해도 끝나지 않는 삶의 이야기 꽃을 피우다가 아쉬움을 남기며 겨우 헤어져 집으로 왔다.
우리 대부분은 평소 살아가면서 스스로를 선한 사람이라 생각한다. 그러면서 선하지 않는 삶은 암처럼 틈만 나면 재발할 수 있기 때문에 날마다 부정적인 삶의 요소들과 싸워야 한다고 생각한다.
즉, 다이어트 하는 것처럼 자신의 도덕적 이미지와 이기적인 여러 욕망 사이에 균형을 맞춰추기 위해 애를 쓰면서 전반적인 삶을 돌아봐서 스스로 착한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면 아주 조금씩 부정행위를 해도 너그럽게 눈을 감아주게 된다.
나의 일상생활에서 일어나는 내적인 사고방식도 대부분 불합리하고 비논리적이고 자기중심적일 때가 많다. 그래서 어떤 사람이 선한 일을 하면 마음 속에 다른 이기적인 마음이 없는지 오해를 받게 되는 이유다.
그래도 성실하고 솔직하게 주위에 도움이나 나눔 같은 선한 일을 계속해야 조금씩 마음을 열고 진심을 알아주게 되는 것이 자기에게는 후하고 다른 사람에게는 엄격한 마음 속 잣대의 이중성 때문이다.
다이어트 하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완벽하게 다이어트 식단을 따르지 않는 것과 비슷하게, 스스로 착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충분히 봐줄 수 있을 정도의 부정행위에만 그치는 행동에는 그다지 죄의식을 느끼지 않는다는 데에 문제가 있다.
충분히 봐줄 만한 경계선이나 기준을 어디에 어떻게 결정하는가하는 문제가 있다. 다이어트에는 칼로리를 계산할 수 있지만, 세상살이의 도덕성을 측정할 계산기는 아무데도 없을 뿐만 아니라 스스로를 합리화시키는데 뛰어난 재능을 가지고 있어서 스스로의 행동에 대한 평가에는 항상 너그럽기 마련이다. 최근에 발생한 여수시의 8급 공무원이 범한 76억여원의 공금횡령 사건이 좋은 예다.
우리는 조금만 뜨거우면 너무 뜨겁다하고, 조금만 식으면 차갑다고 말하거나, 부드러우면 좀 더 강해지라 하고, 강한 면모를 보이면 더 부드러워지라고 말한다. 조금이라도 부족하면 완벽하지 못하다 하고, 완벽하면 너무 완벽해서 무섭다고 말하는 이유도 우리가 불완전한 자기 평가 잣대를 가진 사람들이기 때문이다.
'내가 하면 로맨스고, 다른 사람이 하면 불륜'이라는 말처럼, 자기 합리화와 자기 기만이 일정 선을 넘어서지 않도록 관리하는 것이 중요한 일이다. 살아가면서 자기 합리화에 익숙해질수록 처음의 올바른 길에서 벗어나기 쉽기 때문에 수시로 마음 속에 있는 나의 도덕성 측정 저울의 영점을 확인하고 조정해야 한다.
할까 말까 갈등에 부딛칠 때는 주저함 없이 한 걸음 뒤로 물러서서 현재의 행동 방식이 처음의 기준과 합당한지, 혹은 얼마나 차이가 벌어졌는지 주의깊게 살펴보고 행동방침을 조정하여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는 것이 중요하다.
일상생활의 갈등을 명상을 통해, 혹은 고해성사를 통해 유혹이나 부정을 저지르고 싶은 마음의 변화 순간을 인지하고 각성함으로써 나쁜 방향을 선택하는 위험을 피해갈 수 있다.
살아가면서 선한 행동 그 자체를 목표로 삼는 잘못을 범하지도 않아야 한다. 착하다는 것은 상대적이기도 하지만 아주 모호한 개념이기 때문이며, 오히려 정직함이나 올바름을 목표로 삼아야 한다.
우리는 대체적으로 자신의 행동이 도덕적으로 올바른지 정직하게 판단하지 못하기 때문에, 사회적으로 준수해야할 규범이나 법률적 기준을 따라야 하는 이유다.
그래도 자기 평가의 균형 잡기가 아무래도 2% 부족하거나 불완전하기 때문에 서로간의 자기에 대한 평가의 차이를 조정하고 감싸안기 위해 믿음이 아니라 사랑의 대상으로 다른 사람들을 상대해야 하는 이유다.
서로의 불완전함을 감싸안을 넓은 사랑이 부족할 때는 항상 살아가면서 생기는 작은 욕심 때문에 그만큼 작은 불만이 생기고, 그런 불만 때문에 또 그만한 작은 화가 나는 것에서 모든 불행이 시작된다. 모든 이유는 내 안에 있지만, 모든 이유를 내 밖에서 찾으려 하면서 나는 완벽한 것처럼 착각하면서 상처받게 된다.
"몸이 하는 소리에 귀를 기우려라"는 유명한 경구가 있다. 우리 몸은 우리가 규칙을 위반할 때마다 불쾌함이나 뻣뻣함, 고통 등의 증상으로 나의 삶의 균형이 깨어졌다는 신호를 알려준다. 그런 의미에서 부상이나 질병은 우리로부터 배신당한 육체가 우리에게 대화를 요구하는 방법이라고 할 수 있다.
지금 내가 내린 판단은 충분히 선한 일인가? 그냥 사소해 보이는 일이지만 마음 속 도덕적 잣대에 벗어나는 행동이지만 사회적 기준에 비춰볼 때는 참신하거나 현실적인가? 하는 질문을 나 스스로에게 자주 던지며 그에 대한 답을 구해야 하는 일이 삶의 균형을 유지하는데 도움이 될 수 있다.
오늘도 즐겁고 건강한 하루 만드시길 빕니다. 이동윤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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