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도시 농부들이 늘어나고 있다고 한다. 환경오염과 무분별한 식품 수입의 위험이 한 요인이 되기도 했겠지만, 자신이 먹는 식품이 더 깨끗하고 안전하고, 그 결과 더 건강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동기가 시작된 것이 아닐까 싶다.
자신이 먹는 것을 직접 가꾸고 수확하여 먹는다는 자부심과 만족감 또한 대단히 높은 것도 그들의 열의가 단순한 철학이 아니라 실질적이고 통합적인 실천이기 때문이다.
직접 농사를 짓는 것은 단순한 무료 노동력 확보 이상의 의미를 가질 수 있는데, 농산물을 얻을 수 있는 땅과 환경을 자신의 것으로 여기고, 자부심을 가짐으로써 지역을 더 사랑하고 잘 유지 정비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지역공동체의 결속과 강화의 원동력이 만들어진다.
도시 농부들이 자신이 일 년 동안 헌신하여 수확한 결과를 바라보면서 스스로 해낸 일을 자랑스러워하는 것은 물론, 앞으로도 마음만 먹으면 더 훌륭한 일을 해낼 수 있다고 믿게 되는 자신감의 회복이 더욱더 중요한 수확이 될 것이다.
우리나라 축구대표팀을 응원하는 '붉은 악마'들이나, 각 지역연고를 가진 프로 운동팀들, 그리고 지역적 인연을 강조하는 몇몇 기업들 역시 지역에 기반을 둔 회사라는 점을 활용하여 브랜드 이미지를 쌓고, 한편으로는 주민들의 충성심을 활용하여 사업을 번창시키는 도시농부와 비슷한 유형의 일들을 목표로 하고 있다.
기업은 영리를 목적으로 하는 뚜렷한 목표의식 때문에 지역적 이미지를 적극적으로 살리기는 다소 꺼리는 경향이 있다. 아마도 특정지역이라는 작은 브랜드의 이미지로 못박히는 것을 두려워하기 때문일 수 있지만, '붉은 악마'처럼 국가적 이미지을 떠나 세계적 이미지를 동시에 살릴 수 있다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
우리는 '단순히 좋은' 것이 아니라 '중요한' 것에 관심을 가진다. 주자들이 그냥 마라톤 대회에 참가하기보다 달리는 의사들이 주최하는 소아암환우돕기 서울시민마라톤대회에 참가하여 '일 년에 하루는 이웃을 위해 달리기'를 단순이 바랄 것이 아니라 우리가 하고 있는 일의 중요성을 인식하게 해야 한다.
단순히 대회 브랜드 자체의 문제가 아니라 대회의 효율성과 안전성, 기부참여자와 자원봉사자들의 접촉 기회 역시 매우 중요하다. 소아암 환자를 돕는 우리의 활동이 대회 참가자들과 자원봉사자들에게 얼마나 가치있게 느껴지는가에 따라 후원의 정도가 달라지기 때문이다.
훈민정음학회의 인도네시아 찌아찌아족(族)을 대상으로 한 한글을 표기문자로 만들기 위한 '한국어 교육 수출'이 1년 만에 중단된 것이 좋은 예다. 문맹은 나쁜 것이기 때문에 이것과 싸우는 일은 매우 착한 일이지만, 교육을 개선시켜 문맹을 완전히 종식시킨다는 것은 단기간에 가능한 일이 아니다.
만약 그것이 가능하다면, 단순이 착하고 좋은 비영리단체가 갑자기 힘있고 중요한 단체로 인식이 바뀌게 될 것이다. 이처럼 중요해지려면 측정가능한 영향력을 포함해서 명확한 목적의식과 철학이 수반되어야 한다. 그리고 중요성을 사람들에게 인식시키기 위해 브랜드와 소통이 중요한 역할을 할 필요가 있다.
우리 소아암환우돕기 서울시민마라톤 대회는 사회경제적으로 자립되기 전의 젊은 부모들이 자녀가 소아암에 걸리게 됨으로써 사회의 하층으로 떨어지거나 이혼이라는 가정파괴의 위험을 극복하게 함으로써 소아암환자가 회복 후에 더 나은 가정에서 정상적으로 성장하한 후 다시 자신이 받았던 기부활동에 참여함으로써 기부의 선순환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
경기가 불황일 때는 기업들이 가장 먼저 삭감하는 것이 바로 외부 후원 예산이다. 필요에 따라 없앨 수도 있고 선택적이거나 부가적인 것으로 여겨지기 때문이다. 그런 만큼 좋은 것을 넘어 중요한 일로 우리의 비영리 사업을 인시시키는 것이 더욱더 중요해진다.
도시 농부들이 환경을 보호하는 것 뿐만 아니라 양산되고 있는 백수의 젊은이들에도 제대로 된 일자리를 제공할 수 있을 정도로 성장하는 것도 매우 중요하다. 환경을 보호할 강력한 계획을 마련하지 못하면 지구는 멸망하게 말 것이고, 건전한 의식의 농부나 노동계층이 없다면 경제는 더 추락할 것이다.
도시 농업이 중요한 것이 될 수 있는 이유는 영양가가 높아서일 수도 있고, 우리의 몸과 마음, 그리고 환경을 보다 더 건강하게 만들어줄 수 있기 때문일 수도 있다.
오늘도 즐겁고 건강한 하루 만드시길 빕니다. 이동윤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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