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오바마 대통령이 롬니 후보를 큰 차이로 이기고 재선에 성공했다. 우리나라도 대통령 선거일이 40일 가까이로 다가오면서 지지자의 신화에 대한 이야기들이 많아지고 있다.
선거에서 보이는 어떤 한 종류의 지지자는 한 종류의 이념이나 문화적 경향처럼 전체적인 관점에서 적합한 것은 될 수 없지만, 작은 규모였을 때 만들어진 문화는 큰 대중의 규모로 커지더라도 그대로 남아있을 확률이 높다.
우리의 일반적 행동속성은 대동소이하며, 가수나 연예인들의 팬클럽처럼 규모가 커질수록 비교적 더 균일한 지지자들의 집합체라는 점이다. 방송채널이 제한되어 있으면, 대중의 관심의 표현 또한 제한되는 것처럼, 선택의 폭이 제한될수록 우리의 행동양식 또한 실제로 제한된다.
팬클럽의 체계에서는 집단이 커질수록 행동은 평균적인 수준으로 제한되는데, 그런 경우 평균은 거의 아무 쓸모도 없는 개념이 되고 만다. 집단의 규모가 커지면 가장 활동적인 사람과 가장 비활동적인 사람의 행동은 점점더 중심에서 멀어지고, 핵심 구성원과 주변 구성원 사이의 차이가 더 크게 벌어진다.
큰 집단은 작은 집단보다 행동범위가 더 넓고, 그만큼 평균적 지지자라는 개념의 유용성이 점점더 떨어진다. 참여정도가 모든 팬클럽 구성원들에게 동등하고 보편적인 참여기회를 제공해야 한다는 주장은 소용도 없고 가능하지도 않다. 오히려 각각의 참여의 정도를 다르게 제공함으로써 그런 차이를 활용할 수 있다.
참여의 기회를 원하는 만큼 부여하지만, 참여하지 않을 기회 또한 똑같이 원하는 만큼 부여하는 것이 중요하다. 유명인의 연설문에 나오는 오자 하나만 바로잡고 다른 일은 하나도 하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그것조차도 하지 않는 것보다는 가치가 있다.
이런 작은 변화도 되도록 쉽게 효과를 나타낼 수 있도록 하는데, 팬클럽에 정식으로 가입하지 않은 잠재적 지지자라도 그런 일이 가능하게 보장해주는 것이 중요하다. 내가 지지하는 유명인을 위해 가능한 기여의 최소 단위를 아주 작게 만들고, 또 그런 기여를 할 수 있는 문턱을 아주 낮게 만듦으로써 엄청나게 광범위한 참여와 기여를 가능하게 만들 수 있다.
작은 집단에서는 모든 사람이 서로 긴밀하게 연결될 수 있지만, 규모가 커지면 그런 가능성이 사라진다. 참여자는 잠재적 지지자가 되거나 친밀감만 약간 유지한 팬클럽으로 집단을 이루게 된다. 그런 집단 속에서는 모든 구성원들이 똑같은 것을 본다.
정치인들의 지지자 모임들은 상호작용의 가능성이 아주 큰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참여는 장식용으로 약간 가능할 뿐이다.
마치 언론사에서 개최하는 마라톤 대회의 홈페이지 자유게시판에 대회의 질에 대한 평가를 쓰도록 허용하고 있지만, 많은 사람들이 올리는 기사에 대한 답글은 수십 개애 불과하며, 그 내용도 대부분 진실성있는 대화보다는 일방적인 주장만 하거나 어떤 경우는 아예 일방적으로 닫아버리기조차 하는 것과 비슷하다.
유명 정치인이 자신의 팬클럽의 주인임에도 불구하고 수천만 명의 지지자 중에서 자신들을 더 큰 지지 모임이라고 자신있게 생각하는 구성원들은 거의 없으며, 그들의 충성심은 그저 자신의 메일주소록에 있는 회원들에게 국한되고 있다.
서로간의 관계는 훨씬 친밀하지만, 전체적인 팬클럽 사이의 친밀도는 훨씬 덜하다. 집단의 덩치가 커질수록 활동적인 집단과 단지 같은 것에 관심을 가진 집단으로 분리될 수 있는 이유다.
오늘도 즐겁고 건강한 하루 만드시길 빕니다. 이동윤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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