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는 올해 초부터 오래된 지인들과 한번 만나기로 한 약속을 지키는 날이었다. 하고 있는 자영업이 너무 어려워 아침마다 습관적으로 헬스센터는 계속 나가지만 운동에 대한 열의가 완전히 식었다고 한다.
우리는 지금 세계 어느 나라보다 더 물질적으로 풍요로운 환경에서 살고 있다.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나타나는 여러가지 부정적인 현상들은 불행하게도 다른 사람이나 자신의 내면으로부터 단절되어 있는 사람들이 많음을 알 수 있다.
우리나라 청소년들의 자살률은 2009년 통계를 기준으로 이미 10만명당 28.4명으로 세계 1위이며, 50대 이상 중고령자 38.6%와 자영업자 44%가 글로벌 금융위기 이전보다 지금이 더 불행하다고 느끼며, 월 소득 100만원 이하의 저소득자와 중졸 이하 학력자 역시 행복을 느끼는 정도가 줄었다고 한다.
자영업자의 행복감이 크게 낮아진 것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소비심리가 위축되면서 자영업자들의 경제적 고통이 심화됐기 때문이며, 여기에 은퇴자 수가 늘어나면서 50대 베이비부머 자영업자 수가 증가했기 때문이다.
광범위한 건강관리와 경제적 안정에 필요한 모든 자원을 갖추고 있지만, 빈부격차에 따른 갈등과 물질만능주의가 개인간이나 어른에 대한 존경심과 인간성을 대신하고 있다.
먹고 살기 위한 생존과의 전쟁이 끝나고 의식주에 대한 문제가 해결되고 난 후에 제일 먼저 사람들에게 찾아오는 것은 생계수단이 아니라 나는 무엇을 위해 사는가 하는 삶의 의미에 대한 고민이다.
인기 연예인들이 쉽게 빠져드는 마약에 대한 유혹처럼 물질적 풍요 앞에서 현대 사람들이 느끼는 실존적 공허감이 날이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다.
요즘 진료실을 찾는 환자분들 중에 유독 우울감을 호소하는 분들이 많아지고 있는 이유도 풍요 속의 1% 부족감 같은 실존적 공허감이 이유일 것이다.
우리는 지금 겉으로는 세계적 불황의 터널을 지나고 있지만, 내면적으로 무의미한 삶에 대한 공허감이 집단 무의식 속에 어둡고 넓게 자리잡고 있으며, 이것이 자신과 세상에 대한 믿음의 결핍을 불러오고 , 또한 자신과 세상에 상처를 내거나 희생을 유발하고 있다.
이런 공허감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나의 개인적인 경험을 바탕으로 다시 생활과 일에서 새로운 존재와 행동양식을 발견하거나 개발해야 한다. 자살을 앞둔 가장 비극적인 상황에서도 희미한 삶의 의미를 발견하고 다시 세상 속으로 돌아와 성공적으로 살아가고 있는 노숙자들이 좋은 예다.
마라톤 대회에서 달리면서 자선을 실천하는 소아암환우돕기 서울시민마라톤 대회나 행복트레일런축제처럼 주자들 자신의 삶에 심오한 개인적 의미를 부여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말이다.
어려울 때일수록 이웃이 이웃을 돕거나 지원하는 행동은 안팍에서 당사자들에게 정서적이며 지적이고, 또한 정신적인 삶을 존중하는 도덕적이며 숭고한 가치를 제공할 수 있다.
오늘도 즐겁고 건강한 하루 만드시길 빕니다. 이동윤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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