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는 서초구 의사회 선생님들 몇 분을 만나 저녁을 함께 하며, 올 한 해 함께 우정을 나눌 수 있었음에 감사하는 자리를 만들었다.
가까운 사람들과 만나 이야기를 나누는 것은 마치 내가 좋아는 곳으로 여행을 떠나거나 달리기를 하면서 마음이 편해질 때까지 그 곳에 머물다 돌아오는 것이나 비슷한 일종의 정신적인 상상 여행이다.
"사소한 일에 목숨을 걸지 마라"는 말은 인생사의 일은 아무리 중요하더라도 세상사에 비하면 아주 사소한 일에 불과하다는 의미를 전해준다.
어릴 때 가장 황당했던 경험이 내가 핵심적인 역할을 하던 어떤 모임에서 내가 빠졌는데도 불구하고 그 모임이 깨어지지 않고 너무나 원활하게 잘 돌아가는 것을 봤을 때의 당혹감이었다.
인생사에는 내거 없어도 누군가 그 일을 대신할 수 있지만, 멸종하는 동식물처럼 세상사에는 어떤 것이 없으면 그냥 사라질 뿐 그 누구도 그 어떤 것의 역할을 대신해 줄 수 없다.
사소한 인생사가 의미가 없다는 말이 아니라 수시로 내가 하고 있는 일에서 눈을 세상사로 돌려 자유로운 연상을 할 수 있어야 한다는 의미다. 요즘의 소셜네트워크 기반 생활양식이 사람들로 하여금 언제나 상상력을 사용할 수 있다는 사실을 잊게 만들고 있다.
상상력이 무한하다는 사실을 잊고 지내거나 거의 사용하지 않다가 어려움이나 장애를 만나면, 그때서야 내가 그 동안 너무 상상력이나 생각없이 살아왔음을 후회하게 된다.
어려움을 극복한 사람이나 충격적인 사건에서 살아남은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자신이 처한 상황과 전혀 다른 세상에 대한 상상과 그런 역할이 어려움을 극복하는데 도움을 준 가장 고마운 친구였음을 알 수 있다.
나도 종종 두 발로 전국을 걷거나 달리며 사진을 찍고 글을 쓰거나 여행 중에 만나는 사람들 앞에서 삶과 인생살이에 관해 강연하는 나 자신의 은퇴 후 생활을 꿈꾸거나 상상한다. 이런 꿈이 나의 삶을 건강하고 충실하게 만들어주고 있다.
병상에 누워있는 환자들도 자신이 정말 먹고 싶은 음식을 상상하며 회복 후의 자신의 건강한 삶에 대해 상상하거나 수험생들은 원하는 시험에 함격하고 나 이후의 즐거운 생활에 대한 정신적인 여행을 종종 떠나게 된다.
복잡한 업무나 지루한 일상 같은 눈앞의 문제에 너무 깊이 몰입되어 있으면 방안에 떠돌아 다니는 먼지 하나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나 비슷하다. 일과 직장에 대해 의미를 잃게 되어 곧 싫증을 느끼고 불만을 가지게 되면서 불평하게 되는 이유다.
일상에 의미를 찾기 어려울 때일수록 광대무변한 세상으로 눈을 돌려 삶에 대한 열정을 재충전해야 생활이나 직장에서의 일이 즐거워지고 잠재능력이 발전하여 진정한 자유와 삶의 의미를 깨닫게 된다.
오늘도 즐겁고 건강한 하루 만드시길 빕니다. 이동윤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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