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는 대한외과개원의협의회 상임이사회의 겸 신년회가 있었다. 작년 한 해 동안 헤쳐온 우리 상황들을 되돌아보고 올해의 중점사업들에 대한 방향을 결정하고, 새해 덕담을 나누었다.
일상생활에서 내가 가지고 있는 삶의 관점의 하나가 '나에 대한 믿음과 용기가 부족하면 나 자신의 삶을 성찰하는데 어려움이 많아진다.'는 것이다.
공직자들이 민원인에게 법규만 내밀고 상대를 비난하거나 자신의 가치관과 의견만 옳다고 고집을 피우는 것은 근본적으로 다른 사람이 나보다 더 해박한 것을 참지 못하고, 더 나은 해결책을 찾는 것을 두고 보지 못하기 때문이다.
세상살이는 불안하고 두려워할수록 나의 실수나 역점을 인정하기가 어려워지고, 작은 실수에도 다른 사람들이 나를 못나게 볼까 걱정하다 보면 점점더 나 자신에게 정직할 수 없게 된다.
나는 한 때 스스로를 믿는 '자신교(自信敎)' 교주라고 소개하고 다녔던 적이 있다. 나를 믿고 사랑하면 두려움이 내 삶에 들어올 여지를 찾지 못하고, 두려움이 없는 만큼 나 자신에게 솔직해질 수 있게 된다.
고쳐야 될 점이 발견되면 그것은 삶의 도전이 되어 개선하는 성취를 이루며 더욱더 나를 믿게 된다. 사랑하는 연인들처럼 서로에 대한 믿음과 용기만 있다면 변화에 대한 두려움은 문제가 되지 않고 생기지도 않게 된다.
용기와 믿음이 있으면 자신의 강점과 재능에 대한 성찰 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의 잘못이나 섭섭함에 대해 용서하기도 쉬워진다.
용서는 사회적 동물인 인간이 진화의 과정을 통해서 습득한 개인 뿐만 아니라 사회적 평화를 만들 수 있는 위대한 능력이며 사회생활의 기본자세다.
용서하지 못하면 정신적이나 사회적으로 발전할 수 없고, 화와 분노로 시작하여 원망이나 상심을 거쳐 증오에까지 이르게 되면 개인적이거나 사회적인 파괴로까지 치닫게 된다. 요즘의 사회적 붕괴 현상들이 이런 사이클을 증명하고 있다.
용서할 수 없는 성격은 사회적 약점으로 작용하여 자신의 잘못을 다른 사람이나 사회적 제도 탓으로 돌리며 적개심까지 품게 된다. 이런 감정이 자기 스스로에게 쏠리면서 모든 것을 자신 탓으로 돌리고 자신을 용서하지 못하고 죄책감에 사로잡히게 된다.
용서는 상대가 나에게 저지른 지나간 행위적 잘못을 받아들이는 것이 아니다. 그런 잘못에도 불구하고 그런 짓을 할 수 밖에 없었던 그 불쌍한 인간을 받아들이는 것이다.
잘못을 저지른 사람에게 아무런 책임이 없다는 말이 아니라 상대의 잘못을 거울삼아 나를 돌이켜보자는 말이다. 그런 상황들을 자신에게 주어진 배움의 기회로 여기면서 나에게 유익한 방향으로 활용할 수 있다면 화만 낼 필요가 없어진다.
여기서 성공적인 협상전략이 나오게 되기 때문이다. 어떤 일이 눈에 거슬리면 그 일을 다른 각도에서 나를 성찰하는 계기로 삼고 바라보면 거슬리는 원인이 나에게도 적지 않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오늘도 즐겁고 건강한 하루 만드시길 빕니다. 이동윤 드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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