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는 올해 첫 북포럼이 있었다. 종교인인 아니 인간으로서 고 김수환 추기경 님의 삶을 간략하게 정리해서 4주기 기념으로 출판하신 차동엽 신부님을 모시고 좋은 말씀들을 듣는 자리에 회원들과의 새해 인사 겸해서 다녀왔다.
양심, 꿈, 희망, 배려, 감사 등 사람이 제대로 살아가기 위해 필요한 한 여러가지 좋은 말씀들이 있었지만, 나에게 꽂힌 필은 "많이 놀랄 준비"의 중요성이었다.
사람의 인격은 언어에 달렸는데, 우리는 너무 살아가면서 마음을 닫고 살기 때문에 상대에 대한 배려에 무관심하다는 말씀이었다. 아음을 열고 "미안합니다." "감사합니다." "축하합니다"는 말을 자주 하여야겠다.
그래도 세상살이는 뭔가 복잡하고 믿음직스럽지 못하다. 모두가 세상을 분석하고 준비하고 계획을 세우며, 잘 모르는 부분에 대해서도 똑같은 과정을 통해 조심스레 판단을 내린다. 이런 노력에도 불구하고 언제나 뜻밖의 일이 생길 것이라는 예상을 한다.
살아가면서 예상하지 못한 일들 중에는 알고는 있었으나 예상하지 못한 부분과 결과의 다양성 때문에 꼭 하나만 찝어낼 수 없는 경우가 있다. 즉 우발적으로 발생하는 일들이 대부분이지만, 개중에는 알지도 예상하지도 못한 일들이 더욱 곤혹스럽게 한다.
좋은 생활 습관으로 잘 짜여진 건강관리를 해왔는데, 어느 날 갑자기 발견된 암처럼 누구의 레이더 망에도 걸리지 않고 몰래 들어와 잘 짜여진 인생계획을 엉망으로 만들어 놓는 식이다.
세상살이에서 당시는 어려웠지만, 지나고 보면 사실 원인없이 일어난 일은 하나도 없다. 알지도 못하고 예상도 할 수 없었던 일들도 일어나고 난 뒤에야 앞뒤의 논리가 분명해지는 일이 대부분이다.
일상의 삶을 살아가면서 계획대로 일들이 풀리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어디선가 불쑥 튀어나온 일들을 해결하고 처리하는데 대부분의 시간을 보내는 것이 인생살이의 과정이다.
나의 고정관념은 과거를 기반으로 하고 있으면서 삶의 의지는 미래를 향해 앞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어떤 상황을 지배하는 요소나 힘은 다양하기 마련이므로 하나를 중요하다고 콕 집어내기 힘들다.
그래서 나의 삶이 처한 상황이나 경우에 따라 이기적이면서 이타적이며, 혼란과 헌신, 탐욕과 배려, 기회적이면서도 합리적인 요소들을 총체적으로 계산해서 앞일을 예상한다는 것이 어려워지는 이유다.
요즘 같은 복잡한 세상에서 합리적인 사고란 오늘은 일어날 가능성이 전혀 없는 것이 내일을 일어날 수도 있음을 인정하는 준비된 마음가짐이다. 삶이 나의 예상과 다른 방향으로 진행될 수 있다는 것이 기본적인 사고방식이다.
살아가면서 만나게 되는 상황들에 대해 옳고 그름을 판단하는 것은 쉽다. 복잡하고 불확실한 상황에서 나를 드러내고 진전을 이루어낸다는 것이 진정한 도전이라는 말이다.
새상사가 말과 행동으로 이루어지지만, 그 말과 행동도 믿지 마라고 한 부처님의 말씀처럼, 인생살이의 만사도 항상 계획에 의존하되, 그 계획마저도 믿지는 말아야 하는 것이 진정한 진리다.
오늘도 즐겁고 건강한 하루 만드시길 빕니다. 이동윤 드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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