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는 어떤 환자분이 의료비 소득공제 때문에 항의 전화를 하셨다. 자기가 작년에 다쳐서 상처 봉합을 하면서 파상풍 예방접종을 했는데, 국세청 연말정산간소화서비스에 그 사항이 빠졌다고 한다.
국세청에는 급여항목만 그대로 신고를 하고 비급여항목은 개인별이 아니라 전체적인 액수만 신고하게 되어 있으며, 예방접종은 비급여항목이기 때문에 개인별로 신고하지 않기 때문에 국세청 간소화서비스에는 포함되어있지 않고, 진료비영수증을 발급해주고 있다고 설명드렸다.
아무리 설명을 드려도 그런 일이 어디 있느냐, 무조건 돈을 받았으면 그대로 신고를 해야지, 영수증 받으러 귀찮아서 못가니 내일까지 국세청 연말정산간소화서비스에서 내려받을 수 있도록 해놔라...등등 자신의 화난 감정만 내밷고 전화를 끊었다 또 하기를 반복한다.
왜 이럴까?
세상은 다 똑같이 그 분 말씀대로 법대로 규정대로 시행이 되고 지켜지고 있는데, 자기 생각대로 되지 않는다고 상대를 범법자 대하듯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세상을 비판적으로 보는 냉소주의 때문이다. 그런 분들은 인간은 편협하고 이기적이고, 저급한 물질주의적 동기에 의해 행동한다는 가정하에서 기계적으로 상대의 행동을 예측한다.
어두운 색의 유리는 사랑에 빠진 연인들의 장미빛으로 채색된 유리만큼이나 현실을 모두 비관적인 색으로 칠해 왜곡해 버린다. 열심히 지칠 줄 모르는고 기업을 이끌어가는 기업가 정신을 탐욕적이고 돈만 아는 일벌레라고 폄하한다.
기업가들은 돈의 힘도 물론 알고 있지만, 일에 대한 재미나 도전과 창조를 사랑하고 인생살이에서 무언가 긍정적인 흔적을 남기거 싶어하는 동기들도 역시 배제하지 않고 있다.
기업가적 정신에 따른 열정적인 헌신과 충성, 그리고 이타주의가 때로 메마른 사회에 뿌리를 내리기도 한다. 그런 현실이 빈번히 일어나리라 생각하지도 않지만, 완전히 배제하지도 않는다.
법에 어긋나지 않은 어떤 사람의 준법상태를 단순히 자신의 잣대에 기대어 냉소적이나 부정적으로 보는 태도는 옳지 않다. 상대가 부도덕하다는 자신의 시각이나 결론이 논리적이고 정말 법에 어긋나는지 확인해야 한다.
적법한 처리였는지 확인하는 그런 과정에서 상대의 행위에 대한 긍정적인 결과를 얻을 수도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런 과정에서 상호간에 신뢰가 생기기 시작한다. 그런 과정을 통해 자신이 무책임한 사회의 비판적 외부자에서 스스로 사회의 핵심으로 자리 잡게 된다.
그런 삶의 태도를 바탕으로 현실에 맞는 함리적이고 침착한 처리 능력이 인정을 받고, 사람들로부터 신뢰를 받게 되고, 험난하고 경쟁적인 세상에서 내가 속한 사회를 긍정적으로 변화시켜 나가는데 스스로도 자신감과 책임감을 가질 수 있게 된다.
문제는 현실을 있는 그대로 인정해야 한다는 점이다. 세상에는 온갖 종류의 일들이 일어날 가능성이 있고 또 실지로 일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힘든 상황에 부딪히면 어떤 사람들은 보고 이해는 하지만, 아무 행동도 하지 않는다. 비판만 하게 된다. 모든 것이 자신을 제외한 세상의 잘못이라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러다 보면 점점더 자신은 세상의 모든 일에 대한 책임에서 빗겨나 있을 수 있다.
세상살이는 그렇지 않다. 기꺼이 자신의 일에 책임을 지고 위험을 무릅쓰면서 불면의 밤을 보내기도 하며 법고 규정을 지키며 살아가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왜 그럴까?
법과 규정을 피하기는 쉽지만, 현실적으로 사람과 조직과 뜻밖의 일들이 항상 일어날 수 있다. 어떤 것이 졸지에 튀어나와 내 발목을 잡을 지 아무도 모를 뿐만 아니라 내가 나 스스로 방어해야 할 일차적인 책임자임을 알기 때문이다.
오늘도 즐겁고 건강한 하루 만드시길 빕니다. 이동윤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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