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는 저녁 늦게 모친상을 당한 지인의 빈소에 다녀왔다. 우리 사회는 어려운 일을 당한 사람을 주어진 시간 안에 찾아 위로와 격려를 보내는 것을 윤리적이라 생각한다. 대표적인 것이 혼사와 조사다.
흐르는 물이 둑이라는 장애를 만나면 조금 멈춰서서 힘을 모아 둑을 타고 넘어가듯이, 사회가 어려운 일에 처해 있다면 그 불똥을 피하려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함께 힘을 모아 그 상황을 이겨나가려는 협동심을 발휘하는 것이다.
아무도 죽음이라는 시한폭탄이 언제 올 지에 대해 말해 줄 수 없기 때문에 자신의 연령대에 대한 통계적인 기대여명을 신뢰하는데 자신을 가질 수 없다. 그런 불행이 자신에게 갑자기 닥치지 않을까 하는 의구심과 불안감을 항상 가지게 되는 것이 자연스런 일이다.
내가 처한 상황을 현실적으로 보고, 죽음을 피하는데 대한 믿을 만한 사람이나 방책을 찾기가 힘든 사실을 인정하고, 건강하게 오래 사는데 걸림돌이 되는 사항들을 회피하는 생활방식들을 선택하게 된다.
가깝거나 먼 지인들의 초상에 문상을 가는 행동은 어려운 삶의 윤리적인 도전을 매우 현실적이고 실용적인 방법으로 극복하기 위해 상부상조하는 태도의 중요성을 보여준다.
이런 삶의 원칙들은 나이가 들수록 내 앞에 놓인 삶의 현실들을 있는 그대로 볼 수 있게 해주며, 삶의 방향을 선택하고 결정하는 태도에도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된다.
그런 상부상조의 경험들이 모여 시간이 지날수록 세상살이의 어려움과 나의 진전을 방해하던 장애물들이 서서히 옅어지는 것을 알 수 있고, 세상에 믿을 만한 사람이 누구며 어떤 일들인지 가려낼 수 있는 힘을 가지게 된다.
세상살이에 대한 이상과 현실은 분명히 다르다. 짙게 안개가 낀 강가에서 아침에 달리기를 하는데 대해 이성은 몇 일 지나면 날씨가 좋아지고 얼마든지 즐겁게 달릴 수 있으니까 그 때까지는 쉬라고 말한다.
짙은 안개가 낀 날 아침에 강가를 달리는 것은 누구에게나 좋지 않은 일이지만, 세상살이에는 내가 예상하지 못했던 일들이 언제나 생길 수 있으니까 세심한 주의나 자세한 조사, 혹은 단계별 계획 등 필수적으로 중요한 일들을 한다고 해서 피할 수 있는 일들이 아니다.
현실적인 생각은 이런 날씨나 이보다 더한 악천후에도 놀라지 않는 것이다. 현실은 결코 머물지 않는 물의 흐름과 같다. "같은 강에 두 번 발을 담글 수 없다"고 한 그리스 철학자 헤아클레이토스의 말과 같은 의미다. 세상에 일어나지 않으리라고 기대할 수 있는 일은 없다.
운명은 내가 행한 일의 반을 담당하고, 나머지 반은 내 스스로 조절이 가능하다던 마키아벨리의 말은 지금 현재 나의 삶과 인생에서 같은 시간을 두 번 반복하여 경험할 수는 없기 때문에 현실적 선택이 중요하다는 똑같은 교훈을 준다.
현재의 복잡한 삶은 안정적인 곳은 한 곳도 없다. 돈, 생각, 재능, 기술이 개인과 사회, 기업과 국가 간에 끊임없이 변하고 있다. 현실 안주를 통한 균형유지를 고집하는 냉소적 시각에서 현실 인정을 통한 발전을 바라보는 현실적 시각의 중요성이 항상 변화의 변곡점이 되고 있다.
현재의 모든 세상살이의 균형과 안정은 새로운 성공을 찾는 야심과 용기있는 사람들에 의해 허물어지고 새로운 균형과 안정이 만들어지기를 반복하며, 조금씩 또는 크게 미래세계로 발전하고 있다.
현실의 선과 악, 덕과 부덕, 희망과 절망 등 모든 것을 고려하여 이외의 사건이 일어날 가능성에 대해 충분한 여지를 남겨두고 비관적인 고착된 시각이 아니라 긍정적인 가능성의 시각으로 현실을 바라봐야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내가 열심히 일하는 이유는 돈의 힘을 알고 돈을 벌기도 하지만, 일 자체의 재미와 도전과 창조의 생동감과 애정, 그런 경험들을 통한 인생살이의 이야기 남기기릍 통해 내가 사는 사회에 헌신하고 충성하며 이타적인 문화를 만들기도 한다.
오늘도 즐겁고 건강한 하루 만드시길 빕니다. 이동윤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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