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는 집에서 달려서 한남대교를 건너 남산으로 가서 북측 산책로를 돌고 왔다. 사람들로 북적거리거나 부분적으로 눈으로 덥힌 인적없는 거리를 달리는 중에 문득 '도시 속의 고독'을 경험했다.
달리기는 나의 삶의 목적은 아니지만 내가 살아가는 하나의 의미이며, 내 인생을 만들어가는 씨앗이며, 일상의 순간들 속에 존재하는 하나 하나의 상황적 에너지이다.
삶의 목적이 마라톤 대회의 결승선 통과처럼 나의 삶의 지향점을 정의하고 안내하는 것이라면, 삶의 의미는 창조되거나 파괴할 수 없으며 단지 모습만 바뀔 뿐이다. 삶의 목적을 잘 알고 분명히 하는 것이 삶의 의미를 아는 핵심요소가 된다.
모든 사람이 자신의 인생에서 목적을 발견하거나 달성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전쟁이나 자연재해 같은 비극적인 사건이나 사고, 혹은 암과 같은 중대한 질병으로 인해 잠재력을 충분히 발휘하지 못한 운이 없는 사람들의 삶이라도 의미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살다보면 소아암환우돕기 서울시민마라톤대회나 청년꿈살리기포럼처럼 그 의미가 모습을 분명히 드러내고 나의 눈을 똑바로 응시하기도 하지만, 의미가 불분명하거나 하찮게 보일 때도 있다.
나의 삶에서 의미는 크고 작은 규모나 확실하거나 뚜렷하지 않는 질적인 차이는 있지만, 그런 차이들 역시 나 자신을 반영하고 있는 것이다. 의미의 순간들을 인식하고, 그 의미가 무슨 말을 나에게 하고 있는지 귀를 기울여야 하는 이유다.
삶의 의미를 느끼는 순간들을 찾고 의식하게 되면, 일련의 작은 의미들이 가지고 있는 모습들을 발견하고, 그런 모습들에 통해 더 큰 의미를 포착할 수 있으며, 지금까지 알 수 없었던 어떤 목적을 향한 길을 안내받을 수도 있다.
삶에서 중요한 대화의 바탕을 이루는 것도 실은 삶의 목적보다 삶의 의미가 대부분이다. 대화를 통해 서로 공통의 이해에 도달하거나 뭔가 의미를 함께 나눔으로써 내가 더 큰 전체의 일부가 되기도 하고, 그러한 전체 안에서 서로 자연스럽게 같은 이미의 파동을 공명하게 된다.
전체가 다양한 부분들의 합보다 더 크다는 사실을 진심으로 인정하게 되며, 그런 대화를 이끌어가는 바탕이 되는 에너지가 바로 삶의 의미에서 나온다 말이다.
서로에게 열린 마음과 믿음에 기반을 둔 친구들 사이에서 자유스럽게 흐르는 솔직한 대화나 진실한 소통의 즐거운 모습에서 긍정적 의미의 대화 에너지가 흐르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진정으로 의미있고 가치와 목표에 전념하는 사람들이 많아질수록 진정한 대화의 의도와 과정이 바람직한 방식으로 전개될 수 있다. 나 자신과 고독 속에서 솔직하고 진실한 대화를 나눌수록 나 자신을 더 잘 알 수 있게 된다.
나의 일상의 언행에서 의미를 찾으려는 노력을 계속 하면, 나 자신은 물론 상대와 관계를 맺는 방식의 수준이 높아진다. 이것이 다시 나 자신과 세상을 바라보는 방식을 변화시키며, 나의 삶과 일을 새롭게 인식하게 만든다.
도전과 기회가 포함된 인생살이에서 새로운 에너지를 불러옴으로써 달리기 위해 에너지를 공급하는 탄수화물처럼 나의 인생이 계속 역동적으로 흘러갈 수 있게 된다.
내 삶이나 일이 의미가 없다고 믿는 것은 달려나갈 칼로리를 비축하지 않고 달리는 것이나 똑같다. 자아실현을 하지 못하고 나의 일상생활이 어떤 의미를 갖고 있는지 설명할 수 없을 수도 있지만, 의미가 없은 것은 아니다.
에너지가 고갈되어 달리기를 멈추거나 주로를 벗어나지 않도록 계속 내 삶의 에너지 비축 상태를 점검할 필요가 있다. 인생마라톤을 포장된 도로나 미지의 험한 길을 달리기 위해 항상 체내의 연료탱크는 가득 채워두어야 한다.
삶의 의미를 찾는 것은 내가 원하는 삶의 살 수 있게 되고, 일상생활에서 부딛치는 변화와 도전, 그리고 복잡한 현실을 다루는 능력에서 발전을 가져와서 최대의 만족과 잠재력을 달성하는 핵심적 역할을 할 수 있다.
오늘도 즐겁고 건강한 한 주 시작하시기 바랍니다. 이동윤 드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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