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생활이 어려운 이유는 매일의 삶이 겉으로 보기에는 대부분 아침 해와 함께 조용히 시작되어 일몰에 따라 조용히 끝나지만, 그 과정에는 누구도 예측할 수 없는 수많은 선택의 순간으로 구성된다는 점이다.
전쟁처럼 즉각적이고 적재적소의 큰 전략과 전술이 전혀 필요한 것처럼 보이지 않는 복잡하고 불확실하며 모험적이기까지 한 상황에서 온전히 살아남기 위해서는 현실적인 바탕 위에서 내가 이해하고 있는 수준을 과대평가하지 않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나를 둘러싸고 있는 문제는 개인적인 것도 있지만 전문적인 부분도 있다. 모두 아주 빠른 속도로 변화하고 갈수록 경쟁이 치열해지지만 개인적으로는 갈수록 경쟁력이 약해지는 상황이다.
한번씩 내가 남은 여생을 잘 헤쳐나갈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을 가지다가, 아주 어릴 적부터 계속 똑같은 의문을 거의 주기적으로 스스로에게 던져 왔음을 알게 된다. 그 답은 항상 몇 년 뒤에 알 수 있었지만...
어릴 적 어머님께서 항상 해주시던 말씀 중에 "비온 뒤에 땅이 더 굳어진다"는 충고가 어려운 현실에서 간혹 본의 아닌 실수를 하더라도 자책하지 않고 스스로 나를 격려하며 다시 힘을 낼 수 있는 주문이 되었다.
요즘 사회 일각의 소용돌이를 보면서 항상 '개인적 인권이 국가적 존립을 지키는 책임을 능가하는가?'라는 의문을 가지게 된다. 문제 자체도 어렵지만 도덕적 요소는 상황을 더욱 어렵고 모호하게 만들어 버린다.
개인적 인권 중시를 비도덕적으로 바라보면 이념에 따른 감정을 자극하고 조직 충성심을 강화하여 편가르기에 기름을 붓는 것과 다름 없어진다.
어떤 직장에서 본업을 무시한 태만과 판단착오, 혹은 능력부족으로 퇴출된 것이 아니라 인간성이 공격을 받았다고 생각하면 같은 편의 지지자들의 인간성과 판단력 역시 공격을 당한 것으로 인식되어 저항이 심화된다.
반대로 인간성의 문제를 업무적인 판단력 실수로 넘길 경우, 몇일 전 농협 금고털이에 협력한 경찰관과 같은 문제가 재발될 수 있다. 그에게는 수 년 전에 현금지급기를 턴 전력이 있는데, 아마도 경찰에서 동료감싸기로 봐준 결과 조직에 더 큰 피해를 주게 되었다.
내가 일상의 삶을 불안과 망설임으로 매우 조심스럽게 전진하는 이유도 용기가 약하거나 비겁해서가 아니라 현실 상황을 제대로 파악하고 있기 때문이다.
내가 말하는 현실이란 세상을 다 알 수는 없으며, 다 알 수 있는 것도 아니다. 알고 있다고 착각하는 순간 운명을 어떤 인연을 만들어갈지 모르지만, 아마도 힘들기만 할 뿐 기대만큼 긍정적이기는 어려울 것이다.
그래서 나는 항상 현재의 복잡한 상황을 겸허하게 받아들이고, 겸손한 자세로 문제에 접근하면서, 혹시 내가 모르는 사실이 있더라도 기꺼이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 있다.
오늘도 즐겁고 건강한 하루 만드시길 빕니다. 이동윤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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