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때 가장 당황스럽고 대답하기 어려웠던 질문이 "너 커서 뭐가 될래?"하고 어른들이 물었을 때였다.
어머니를 도와 시골에서 농사 지으며 살고 싶었지만, 그런 뻔한 대답을 하면 혼이 난다는 것을 알게 되면서부터는 뭘 하든 빨리 커서 독립적인 삶을 살고 싶다는 마음으로 바꾸었고, 또 의과대학에 진학하면서 그런 질문은 받지 않게 되었다.
정부 조직법조차도 정비되지 않은 채 국무총리나 국무위원의 임명도 없이 오늘 국민행복 정부가 새롭게 출범하게 되었다.
중학교 2학년 때 아버님께서 돌아가시고, 어머님은 우리를 올바로 키우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하셨다. 많은 사랑과 칭찬, 적은 나무람과 혼내킴, 그리고 잘못된 행동을 했을 때 '아비없는 자식 소리를 듣지 마라'며 솔직한 피드백을 주셨다.
시골에서 부산으로 고등학교를 유학하면서 어른이 되거나 내가 원하는 것이 되거나 성공하거나, 나에게 맞는 것이 정말 무엇이고 어떤 것인지, 상과 벌, 인정과 반대를 받는다는 것이 어떤 것인지 알게 되고, 특히나 자기 인정이 가장 중요하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어른이 된다는 것은 나에게 무엇이 맞는지 아는 것이다. 부모와 교사에게 칭찬받는 일만 하도록 훈련을 받으며 어린 시절을 보내고, 그런 삶에 익숙하고 편안해지면 다른 방식의 삶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모르고 살게 된다.
사람들이 나에게 무엇을 원하는지 잘 알게 되고, 그 대답을 해주기 위해 여러가지 행동을 실천에 옮기면 칭찬을 받기도 했지만, 정작 내가 정말 원하는 삶이 어떤 것인지는 생각할 시간이 없었다.
대학교 때 불교 공부에 정진하고, 등산과 암벽등반을 하면서 나의 인생을 어떻게 살아가야 하며, 삶의 의식이 왜 중요한지 알게 되고 나서야 비로소 몸과 마음이 명실공히 어른이 될 수 있었다.
다른 사람의 기대에 맞춰 사는 삶에서는 자신이 정말 무엇을 원하는지 알기 쉽지 않다. 우리나라 교육체계가 내가 원하는 것을 생각하는 것보다 어떤 사실을 외우고 일을 해결할 전략을 배우는데 모든 것이 맞춰져 있기 때문이다.
요즘은 정말 진정한 친구가 없는 비정한 세상이라고들 말한다. 그럼 그것이 누구 책임일까? 정부가 법률로 그렇게 만들었을까? 진정한 친구를 갖지 못하도록 사회를 그렇게 만든 것은 정부가 아니라 휩쓸리며 살아온 우리들 자신의 책임이다.
다른 사람이 아니라 나 스스로 먼저 나을 인정하고, 다른 사람이 기대해서가 아니라 내가 먼저 존경하고 배려하는 좋은 친구가 될 때 비로소 서로가 의미있는 관계가 만들어지고 좋은 친구를 얻을 수 있다.
같은 삶의 체계와 구조 안에서도 서로 다른 모습으로 살아가는 것이 인생이다. 아주 견고한 구조 안에 안정적으로 정착하는 사람도 있지만, 한 곳에 정착하지 못하고 방황하며 사는 사람들도 많지만 겉으로는 모두 외부적으로 부과된 구조 안에서 어떻게든 살아가기 때문이다.
내가 의미를 가지고 이루고 싶은 나만의 소망이 담긴 특별한 삶을 더 잘 누려야 할 책임은 바로 나에게 있다. 그것이 내가 만족과 행복한 감정을 경험할 수 있는 방법이기 때문이다.
내가 누구며, 무엇을 믿고, 왜 살고 있으며, 어느 방향으로 가고 있던지 간에 한 가지 확실한 것은 나에게 중요한 일을 하는 것이다. 좋건 싫건 나에게 중요한 일을 결정하는 사람 또한 나 자신임을 아는 것이다.
오늘도 즐겁고 건강한 하루를 만들자는 마음으로 아침을 시작하면 내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 많은 즐거움과 건강과 행복을 스스로 만들어내며 살아갈 수 있다.
현재의 삶의 법칙을 파괴하고 사회적 기대와 완전히 반대로 사는 사춘기 청소년처럼 반항심 가득한 사람들이 원하지 않는 것은 뭔지 확실하다. 주류에서 벗어나 비주류로, 만족에서 불만족으로, 긍정에서 부정적 터미널로 들어가고 있다는 것이다.
정부조직법이라거나 헌법 안에 담겨있을 자세한 내용들을 나는 배우지도 못했고 잘 모른다. 그렇지만 우리가 살아가는 사회를 유지하는 헌법은 사람이 사람답게 사는데 아주 나쁘지만 않으면 충분하다는 생각이다.
오늘도 즐겁고 건강한 한 주 시작하시기 바랍니다. 이동윤 드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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