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는 피곤하여 저녁식사를 하고 한 시간 쯤 지나 9시 조금 넘어 일찍 잠자리에 들었다. 나는 어떤 문제에 직면하여 피로를 느끼면 급히 해결책을 찾는 대신 먼저 잠을 자면서 체력을 비축한다.
북한처럼 급하게 핵실험이라는 포괄적 화약부터 채우는 것이 아니라 충분한 수면으로 기분이 맑아지면 설득하고 연막을 피고 시간을 벌 수 있는 방법을 찾을 수 있고 결국에는 더 확실하게 상대를 꼼짝하지 못하게 할 화약을 장전할 수 있다.
시간은 소용돌이 치는 물살도 항상 잔잔하고 맑게 만드는 비결을 가지고 있다. 내가 맞닥뜨리고 있는 문제를 다른 사람들과의 토론을 통해 진정한 나의 의무를 파악할 기회와 깊은 통찰을 얻고 건강한 본능이 역할을 할 계기가 만들어진다.
살아가면서 거절하기 힘든 상황에 몰렸을 때 원칙을 지키는 사람들을 존경하고 또 그래야만 한다고 배워 알고 있다. 그러나 북한같은 극단적인 행동은 젊은 지도자로서의 자부심은 가질 수 있을지 모르지만 책임있는 영웅적 리더십의 예는 아니다.
인생살이에서 겪는 실체적이고 도덕적인 도전의 대부분은 평범하고 매력적이지도 않고 복잡미묘할 뿐이므로 간과하거나 지나치게 단순화하기 쉽다.
지금 마주하고 있는 일상이 복잡해 보일수록 하루하루 돌아가는 회전문의 속도를 늦추고 인내와 주의를 기울여 상황의 본질을 면밀히 살펴보려는 태도가 중요하다.
"준비, 조준, 발사"라는 과거의 사격 순서에서 "발사, 준비, 조준"으로 바뀐 급변적인 현재의 문제해결의 시각에서는 '시간벌기'라는 말은 다소 구식인 감이 없지 않지만, "과하면 망한다"는 인간세상의 진리는 변하지 않는다.
'상황이 복잡하고 혼란스러워졌다'는 말은 항상 빠른 결정과 행동을 취해야 한다는 사람들의 입에서 나오는 이야기다. 그러나 역동적이고 예측불가능한 세상에서 항상 유동적이고 천의 얼굴을 가진 문제에 대해 즉답을 만들어낸다는 것은 불가능하다.
복잡한 문제에 부딛치면 나도 모르게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하지?'라는 말이 나온다. 세상살이에서 불확실함이나 주저함을 느끼는 것은 겁쟁이나 바보스러움의 표시가 아니라 오히려 현실에 대한 정직하고 건전한 직감일 경우가 보통이다.
살아온 지난 시간들을 되돌아보면 빠르게 자신있게 확신을 가지고 내린 결정이 결론적으로 잘못된 것이어서 내 자신의 삶을 매우 힘들게 만들었거나 주위 사람들에게 무책임한 결과를 초래한 경우도 있다.
전쟁터에서 빠른 지름길은 보통 매복같은 함정이 있거나 지뢰밭일 경우가 대부분이다. 삶의 본질 또한 나와 다른 사람으로 이루어지는 복잡한 전쟁터이므로 지름길을 택하기보다 우선 시간을 벌 수 있는 완충지대를 만들면서 정도를 뚜벅뚜벅 걸어가겠다는 태도가 중요한 이유다.
항상 지금 당장 결과를 원하고 요구하는 힘든 인생살이에서 현명한 결정과 선택을 하기 위해 열심히 노력하는 사람들에게 언제 어디서나 아무리 급한 일에서도 시간을 벌 수 있다는 생각을 가지는 것은 매우 중요한 일이다.
오늘도 즐겁고 건강한 하루 만드시길 빕니다. 이동윤 드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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