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는 오랫만에 고등학교 동기회에 나가 즐겁고 재미있는 시간을 보냈다. 같은 집에서 같은 교육을 받으며 3년을 지냈지만, 특히 더 보고 싶거나 정이 더 가는 사람들이 있다.
모임에 가는 길에 지인으로부터 전화가 왔다. 시간이 괜핞으면 번개팅을 하자는 내용이었다. '아, 이럴수가1' 너무 반갑고 고마웠지만, 사정을 설명하고 양해를 구했다.
사람과 사람이 만나 만드는 인간관계에서 사랑이 있게 마련이지만, 사랑과 연민은 다르다. 연민을 느낀다는 것은 상대의 아픔에 공감할 뿐 아니라 그에 대해 단지 기도가 아니라 무언가 행동으로 표현하는 것이다.
아픔에 공감하여 행동으로 옮기기 위해서는 열린 마음에 따뜻한 눈과 가슴이 있어야 이웃의 아픔도 보이고 무엇인가도 할 수 있게 된다. 연민의 마음들이 모여 강물이 되고, 강물이 흘러넘쳐 사랑이 되고, 사랑이 모여야 나의 삶이 풍요로워진다.
연민이 사랑보다 더 깊은 감정이다. 아픔보다 더 아픈 가슴속 애닮음을 모른척 살아가는 사람들이 너무 많은 현실이다. 괜히 잘난 척하는 것이나 그런 행동으로 인해 쓸데없는 오해를 받을 것을 먼저 두려워하기 때문이다.
함께 살아가는 세상에서 이웃의 아픔을 몰라주는 것은 참으로 딱하기도 하고 힘든 일이다. 누구에게도 피해를 주고 싶지 않고, 나 자신도 괜한 일로 아픔을 느끼기 싫어하게 된다.
개방적이라는 말이 다른 사람의 실수를 전부 다 지적하고 교정해주어야 한다는 말이 아니라 부정적인 비난을 퍼붓는 것이 아니라 존경과 이해, 그리고 감정이입의 능력을 말하는 것이다.
마음을 연다는 것은 다른 사람에게 나라는 사람을 있는 그대로 보여주는 행동이다. 그런 행동을 통해 상대도 더 열린 자세를 보여주기를 기대하고, 그런 과정을 통해 상호간에 깊이 있는 대화가 가능해지고 더 많은 것을 배우고 공유할 수 있게 된다.
친구나 배우자에게 나를 열어보여야 공감에서 한 발 더 나아가 진정한 위로와 기쁨을 줄 수 있다. 마음을 여는 것을 두려워하지 말아야 하는 이유다. 느끼는 바를 그대로 말하고, 내가 말하는 바를 있는 그대로 느끼는 훈련을 통해 언행이 일치되게 된다.
우리는 누구나 남모르는 배고픔과 외로움, 혹은 고달픔을 가지고 있다. 함께 산다는 것은 서로 자신이 가지거나 알고 있는 것으로 상대를 채워주는 일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는 것도 나이가 들면서 연민으로 세상을 보게 되기 때문이다.
"정말 그렇네. 마음이 찡하다!"는 말처럼 진정으로 상대를 위한 일이 무엇인가 생각하며 따뜻한 말 한 마디, 차 한 잔, 문자 한 통도 물론 위로도 될 수 있지만, 상대의 마음 속에 감춰둔 이야기를 들어줄 수 있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
연민이 자라서 사랑이되고 사랑이자라서 연민이 된다. 연민을 느낄 수 있어야 진정한 사랑이 시작된다는 말이다. 연민은 사랑이나 자비의 감정과도 나를 버리고 남을 살리는 살신성인의 정신의 시작이 되는 정신이다.
연민이라는 단어가 부정적인 의미가 아니라 함께 더불어 사는 세상에서 도움이 필요한 사람에게는 연민이 사랑이 되고, 연민의 감정에서 시작되는 행동이 다른 사람의 인생을 바꿔놓을 만한 큰 사랑의 표현이 된다.
오늘도 즐겁고 건강한 하루 만드시길 빕니다. 이동윤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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