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저께 아침 출근하자마자 내 진료실로 오시던 어르신 한 분이 진료실 3m 앞에서 갑자기 쓰러지셨다. 연락을 받고 얼른 나가봤더니 벌써 의식과 호흡이 없으셨다.
주위 사람들의 도움을 받아 진료실로 옯겨서 119 구급대가 올 때까지 약 20분 정도 혼자서 심폐소생술을 하고, 구급대가 도착해서 인계해서 보내고 난 뒤에 기운이 빠져 의자에 주저앉아 한참을 쉬었다.
그 후유증으로 어제는 온 팔과 가슴의 근육이 쑤시고 아파 저녁에 일찍 잠자리에 들었다. 의식을 잃은 사람들에게 응급소생술을 할 때마다 느끼는 것이 내가 이 사람의 생명에 어떤 인연이나 의미가 있을까 혼자 질문해본다.
그런 상황에서의 질문들은 일상의 삶을 살아가는 최상의 답을 찾는데 큰 도움이 된다. 질문을 내면의 나인 영혼에게 보낸 다음 상황이 끝나고 다시 확인해봄으로써 직관이 그럴 듯한 답을 준비해두고 있음을 알게 된다.
아무리 사소한 문제라도 주저하지 말고 내면의 나에게 스스로 질문하고 답을 얻는 과정을 반복하면서 나의 내면을 관찰하면 떠오르는 생각과 느낌에서 분명한 답을 얻을 수 있다. 그러나 지금 하고 있는 일에 대한 두려움이나 고집, 혹은 게으름 같은 내적인 장애물이 있을 때는 내면에 하는 질문에서 답을 얻을 수 없을 때도 많다.
이미 내린 결정에 대해 답변을 들을 자세나 준비가 되어 있지 않을 때도 정확한 내면의 목소리를 들을 수 없다. 감정을 뛰어넘어 직관에 따르는 행동을 실천하겠다는 의지가 있는 열린 마음으로 진심으로 솔직하게 질문해야 내가 바라는 답을 얻을 수 있다.
현재 상황에서 무엇이 중요한지를 파악하고 그것을 행동에 옮길 때마다 모든 책임을 내가 져야한다는 사실을 받아들여야 한다.
많은 사람들이 운명이 이미 결정되었고, 나는 운명의 장난에 놀아날 수 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모든 것이 운명 탓이라면 정의는 어디 있으며, 책임도 운명 탓일 뿐이다.
세상에 정의가 없어지고 모두가 운명의 희생자라고 생각하며, 자신의 불행에 대한 책임을 다른 사람이나 상황, 날끼나 경제, 혹은 절대자의 탓으로 뒤집어 씌우려고만 한다면 어떻게 될까?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아무 것도 없어진다. 나의 잘못이나 내가 할 수 있는 일이나 상황을 바꾸기 위해 주변을 생각할 필요가 없어진다. 이렇게 나의 가치관만 조금 바꾸어도 프로스트의 '가지 않은 길'처럼 나는 완전히 다른 삶을 살게 된다.
중요한 것은 나의 행복은 내가 스스로 만들어 간다는 것이다. 이 사실을 받아들여야 나를 바꿀 수 있고, 그로 인해 주변을 바꿀 수 있고, 또 그렇게 하는 주체가 내가 나의 자유의지로 그렇게 할 수 있다.
나의 삶에 대한 책임은 나에게 있고, 결국 나 자신이 져야한다. 내 삶에 대해 스스로 의무감을 가져야 하는 이유다. 나는 사회라는 큰 톱니바퀴의 한 톱니이며, 나의 사회 또한 국가라는 톱니바퀴의 한 톱니다. 내가 튼튼하고 건전한 톱니가 될수록 내가 속한 사회가, 국가가 건강하고 스스로 책임을 지고 지켜나갈 수 있다.
오늘도 즐겁고 건강한 하루 만드시길 빕니다. 이동윤 드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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