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신경외과 수련을 받고 있는 장남이 4~5세일 때 엄마가 아파 누워있으니까 옆에서 "엄마, 숨이 멈추어지면 그냥 있지말고 계속 쉬어. 그러면 살아!"라고 말하여 그런 신기한 깨침에 감탄하며 한참을 웃은 적이 있다.
몸이 아파 하던 일상의 일에서 벗어나면 가장 먼저 자신의 내면과 마주하게 되고, 질병이 나에게 말하고자 하는 것은 삶과 삶의 아름다움이지 죽음이 아니라는 사실을 알게 되면서 삶에 대한 의욕을 키워 스스로 치유하려 노력하게 된다.
폐는 내가 세상에 태어난 순간의 첫 숨과 죽기 직전의 마지막 숨을 쉴 때까지 생명을 유지하는 중추기관이다. 언젠가는 죽는다는 사실을 항상 잊지않고 있으면 죽는 것보다 사는 일에 더 관심을 가지게 되고 삶이 더욱더 진정스럽고 충실해진다.
어르신들이나 중환자들이 죽음에 대해 불안하게 생각하면 감정이 억제되고 우울감이 증가되면서 그런 스트레스들이 면역력을 떨어뜨리고 폐에 폐렴이나 기관지염, 혹은 천식 같은 호흡기 질환을 만들게 된다.
일상적인 삶의 고리 속에서 느끼게 마련인 인생의 고통을 경험하고, 그 고통의 의미를 이해하는 과정에서 내 몸에 귀를 기울이는 태도의 중요성을 알게 되고, 그런 과정을 통해 정신적으로 새로운 발견을 할 기회나 순간들이 늘어나게 된다.
사회 구조상 삶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면 커질수록 자기 자신과의 교감을 잊은 채 외부의 조언이나 충고에 휘둘릴 수 밖에 없겠지만, 거창한 약속보다 스스로에게 반향을 불러일으키고 의미가 있는 일에 더욱더 관심을 가져야 긍정적 시각을 잃지 않을 수 있다.
책을 읽는 것도 스스로 문제를 이해하는 것을 도와줄 수 있으며, 내가 지금 현재 있는 이 자리에서 있는 그대로 나 자신의 문제를 이해하는 데서 치유가 시작된다. 구세주나 마법의 치료 같은 비법은 존재하지 않으며, 존재할 수도 없다.
문제를 이해한다는 말은 단순히 머릿 속으로 생각하는 것에만 한정되는 것이 아니라, 문제에 대한 시각을 바꾸거나 감정의 변화도 수반하는 수준의 본질적 이해를 스스로 느낄 수 있어야 그것이 치유를 향한 원동력으로 작용하게 된다.
사람은 다양한 만큼 친구에게 통한 방법이나 기술이 나에게도 똑같이 통하지 않는다는 사실도 인정해야 한다. 그것은 나의 삶에 대한 확신과 배짱에 바탕을 두고 있으며, 내게 맞는 방법은 주인공인 나 스스로 결정해야 한다는 사실은 어려움에 봉착했을 때도 똑같은 진리다.
친구들과 함께 동반주하면서 새롭게 깨달은 심리적 사실들을 나의 속도에 맞추어 소화할 수 있도록 점진적으로 적용시켜나가야 한다. 내가 행동하거나 받는 도움은 모두가 친구가 아니라 내 인생에 관련된 것이며, 그에 대한 비용지불도 전적으로 나이기 때문이다.
내가 살아가면서 어떤 일을 지인들에게 이야기하는데 창피함을 느낀다면 신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 어디엔가 정직하지 않은 과정이 있었다는 말이다. 겸손하지 않고 아직도 교만심에서 벗어나지 못했다는 의미다.
나의 내면과 이야기하는 것이 내 삶의 기조를 유지하고 지켜나가는 유일한 방법이다. 그리고 직관과 꿈은 대개가 예상치 못한 순간에 나를 찾아와 자연의 메시지를 전하기 때문에 거기에도 항상 귀를 기울여야 한다.
내 삶의 과정에서 만나게 되는 모든 문제를 치유하는 관건도 얼마나 있는 그대로의 나 자신과 나의 성격적 특성, 그리고 잠재적 재능과 자연스런 대화를 많이 나누는가에 달려 있다. 나의 경우는 얼마나 자주 혼자서 달리기 명상에 빠지는가에 달려있다.
인생살이에서 무엇을 얼마나 많이 혹은 적게 얻었느냐는 중요한 것이 아니다. 나의 모습이라 믿고 있는 것이 허상이 아닌지 항상 점검해야 한다. 이유없는 싸움은 없듯이 병도 똑같이 그럴 수 밖에 없었던 무언가 사정이 있게 마련이다.
오늘도 즐겁고 건강한 하루 만드시길 빕니다. 이동윤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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