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한 세상에 대한 생각 때문에 경제적 약자들이 게으름이나 옳지 않은 행동으로 자신의 고통을 초래했다고 믿는 경향이 발생한다고 심리학자들은 말한다. 우리 나라에서 남발되고 있는 의료 소송의 하나도 이런 심리적 바탕에서 시작한다.
단순한 상실과 역경에도 다른 사람을 탓하며 나쁜 사람으로 벌해야 자신이 상실을 만회할 수 있다고 믿고 싶은 욕구로 드러난다. 결혼 생활이 끝났을 때 문제는 있었겠지만, 정확한 원인을 규명하기 어려운 사이도 있을 수 있다.
어쩔 수 없이 그냥 그렇게 되기도 한다. 하지만 우리는 나쁜 배우자를 비난하고 이혼 소송으로 상대를 벌주려 한다. 사랑하는 가족들이 병원에서 사망하면 의사의 잘못이라 믿고, 자신의 슬픔을 의료과실 소송으로 몰고 가는 것은 지극히 인간적 모습이다.
그래야 자신의 삶을 이해할 수 있고 세상이 더 공정해 보이기 때문이다. 경제나 정치적 문제 역시 마찬가지다. 분명한 누군가의 잘못이거나 부당한 정책 등 원인이 확실한 경우도 있지만, 실제로는 모호하고 불확실한 경우가 더 많다.
하지만 우리는 세상이 혼란스럽고 통제할 수 없다는 생각을 그리 반가워하지 않는다. 그래서 악마로 만들기 쉬운 집단에게 비난의 화살을 돌린다. 과거 그리스 사람들이 야마닌들 탓했다면, 우리는 이민자, 직장 여성, 은행가, 부자들에게 화살을 돌린다.
소위 말하는 '마녀재판'은 처음에는 사춘기 여성들의 집단 광기 때문인 것처럼 보였지만, 마녀를 비난했던 대부분의 사람들은 새로운 대륙에서 식민지 문제, 경제적 불안, 혹독한 기후, 혼란란 정치 상황 등으로 힘들어 하던 젊은 성인 남자들이었다.
모든 문제를 나이 많고 인기 없는 젊은 여성들, 비난하기 쉬운 마녀들의 탓으로돌리고 그들의 죽음으로 일시적 만족을 얻기는 얼마나 쉬운 일인가 말이다. 마녀재판은 뚜렷한 근거 없이 특정 사람에게 죄를 뒤집어씌우는 것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입니다.
핵심 의미는 현대 사회에서 정치적으로 다른 견해를 지닌 인물에 대한 위협이나 표적 수사를 비유하는 표현으로 쓰인다. 역사적으로 14~17세기 유럽에서 마녀나 마법 행위에 대한 추궁과 재판부터 형벌에 이르는 일련의 행위들이 일어났다.
15세기 말 크레머의 ‘마녀를 심판하는 망치’와 교황의 칙서로 마녀재판이 유럽 전역으로 확산했다. 물에 떠오르면 유죄로 보고 화형, 가라앉으면 익사하는 시련재판이 시행되었고, 한국 전쟁 때 인민재판이나 비슷하다.
1400~1775년 사이 약 10만 명이 고발되고 그중 5만여 명이 처형된 것으로 추정되고, 1692~1693년 세일럼 마녀 재판은 북미 식민지 역사상 가장 치명적인 마녀사냥으로 기록되고 있다. 요즘의 우리 사회 현상도 이와 비슷한 유약한 남자들의 자기 만족 행사가 아닐지 잘 살펴야 한다.
우리는 정돈된 세상을 갈망하기 때문에 간간하고 헛된 해결책의 유혹에 쉽게 빠져든다. 복잡한 진실을 파고 드는 일은 어렵고 개인의 기쁨을 보장하지 않는 세상에서 희망을 품고 사는 것보다 마녀를 설정하고 불태우는 편이 훤씬 더 쉽다고 생각하지는 않는지.
분노는 확실한 생각을 동반하는 명확한 감정이다. 강하고 남자다운 중요한 감정처럼 보인다. 하지만 분노는 두려움의 산물이다. 우리는 타고난 취약성 때문에 자신이 곤란해지지 않으면 절대로 분노하지 않을 것이자먼, 두려움을 잃으면 사랑도 잃게 된다는 사회적 인식이 문제다.
오늘도 흥겹고 건강하고 행복하고 아름다운 가을 10월 그믐날 만들어 가시길 빕니다. 이동윤 드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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