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사회에서는 뭐든 내가 알지 못하는 대상에 대해 알아보기 위해서는 그것이 뭐든 그 자료를 가지고 있는 집단이 커뮤니티에 접속하여 자료를 검색해 봐야 할 때가 많다. 그럴 때마다 처음에 만나게 되는 것이 자료 수집에 동의해 달라는 요청이다.
막강한 권력을 가졌을지도 모르는 이익 집단이 완전히 투명하지 않는 목적으로 데이터를 수집할 수도 있다. 이런 무지는 자료를 수집하는 방식보다도 오히려 이용하는 방식과 관련이 있는 경우들이 더 많아 보인다.
필요한 앱을 내려받을 때마다, 공공장소에서 무료 인터넷 접근 권한을 요청할 때마다, 포인트 적립 카드를 신청할 때마다, 착용 기술을 처음 사용할 때마다, 우리는 대개 데이터 수집 동의함을 공란에 표시해 달라는 요청을 받는다.
빅데이트와 관련된 동의 형식에 대한 우리의 반응에는 행정이나 사법, 의료 등 특정 산업 등에서 관찰되는 것과 비슷한 무지의 전략들이 포함되어 있다. 가장 흔한 경우가 바로 서비스 제공자의 권리 고지 사항이다.
이런 동의 요청의 글은 아주 작은 글씨의 행정적이고 법적인 언어로 표현되는 긴 문서를 읽지도 않고 동의하개 만든다. 그렇지 않으면 목적하는 서비스를 이용할 수 없기 때문이다. 울며 겨자먹기 식의 강요나 마찬가지다.
자동으로 동의란 체크를 하고 더 방해받지 않고 서비스를 이용하는 편을 택할 수 있기를 바란다. 만약 맹목적으로 승인하는 다양한 고지 후 승인 서류를 다 읽는다면 우리는 어떤 앱을 전화기에 설치, 착용하거나 공개 인터넷 서버에 접속하지 못할 수도 있다.
내용을 모르거나 무시하고도 되는 것이라면 이용자들에게 이런 동의 게임에 참여시키는 목적에 의문을 제기할 수밖에 없다. 고지 후 동의 문제는, 이것이 일차적으로 서비스 제공자는 보호하면서 소비자에게는 점점 더 선택을 강요한다는 것이 문제다.
우리는 개인 정보와 관련된 자료를 내주는 데 동의하거나 그것을 거부할 수 있지만, 거부하면 자료를 수집하는 장치나 서비스를 즐길 수 없게 된다. 동시에 인터넷 제공자가 우리를 감시하는 것에 동의하지 않으면 아예 인터넷 자체에 접속할 수 없다.
강요된 선택의 경우로 원칙적으로 선택권을 주는 듯하지만, 문제는 오직 한 가지 선택지 밖에 없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선택권을 주는 듯하지만, 다른 한 편으로는 그런 이용자의 권리가 부인되는 모양새다.
우리의 20대 초 군대 의무복무나 대학이나 회사나 공직에 입사할 때 이런 강요되는 비밀유지의 선택이나 맹세의 예들이 그렇다. 지금 집단의 일원이 되는 것이 개인적 자유 선택 사항이므로 접속을 동의하지 않는다면 일원이 되는 것 자체가 거부된다.
어떤 경우는 그런 선택 자체가 법적으로 심판을 받아야 할 경우도 생긴다. 이렇게 자신 관련 자료 추적 장치 사용에 동의하라는 요청을 받을 때마다 비슷한 선택권을 받는다. 앱을 즐기는 대신 나 자신의 정보 사용에 동의하라는 것이다. 아니면 말고.
오늘도 흥겹고 건강하고 행복한 화요일 하루 만끽하시기 바랍니다. 이동윤 드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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