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든 어른이든 일상을 살아가면서 불편한 진실과 마주했을 때 적당히 타협하는 융통성을 발휘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들은 아픈 곳을 쿡 찌르면서 우리가 엉성하게 지어놓은 세게관을 무너뜨리는 쪽을 택하는 사람들이다.
우리는 일상에서 타협하는 인간의 모습을 쉽게 발견할 수 있다. 원칙대로라면 우리 모두는 자신의 종교관에 대해 자유롭게 표현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런데 현실 세상에서는 외부로 드러내도 될 것과 안 되는 것을 구분해 마음 속에 타협안을 마련해 두고 있다.
예를 들어 동성 연애에 대한 진보적 시각을 가진 사람도 자신의 생각이 종교계 내부에서 씨알도 안 먹힐 이야기라는 정도는 너무 잘 알고 있다. 그래서 그런 종교계 인사들 앞에서는 자신의 진보적 의견을 드러내지 않기로 자신과 타협한다.
우리는 혹시라도 공격을 당하게 될까봐 항상 미리 한 발 양보하는 타협안을 준비해 두는 것이다. 우리가 현실 집단으로부터 위계질서에 순응하라는 극심한 압력을 받을 때 적당히 타협하는 융통성을 발휘하지 못하는 사람들은 집단의 일치감을 깨부수어 준다.
우리는 우리 대신 나서서 우리를 해방시켜준 타협하지 못하는 그런 사람들에게 고마움을 느껴야 마땅하다. 하지만 현실은 정반대다. 우리는 소속 집단을 위해 내면의 진실한 신념을 포기해 버린 상태다.
그런데 융통성 없다고 무시하던 사람이 우리의 비굴함을 자꾸 상기시킬 뿐만 아니라 소중한 신념을 버리면서까지 지키려 했던 집단의 평화를 위협하기 때문에 결국 융통성 없는 삐딱 사고자는 증오의 대상이 된다.
이런 상황 발생에는 두 가지 이유가 있는데, 하나는 우리가 지나치게 긍정적인 자아상, 즉 스스로를 완벽하고 진실한 사람이라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끝까지 자존심을 세우려 하거나 새로운 의견으로 지적을 받느니 신념을 배신하는 위선자가 되기로 선택한다.
두 번째 이유는 우리가 무언가를 소중하게 여길수록 그것을 성취하는 과정이 더 고통스럽고, 치욕스럽게 여기는 인지부조화 현상으로 힘들게 성취한 것에 대한 부정적 측면이 보이더라도 대충 눈을 감고 넘어가려 하기 때문이다.
멋지게만 바라보고 평가하려고 하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부정적인 측면을 간과하게 되는 것이다. 집단의 구성원이 되는 절차가 까디롭고, 때로는 치욕을 당할수록 더욱 훌륭한 구성원이 될 수 있다는 말이다.
이런 일은 집단 뿐 아니라 개인적인 단위에서도 적용되며, 우리가 일단 신념을 버리고 집단에 머리를 조아리기로 결정을 내리고 나면, 스스로 합리적이라고 생각하고 집단도 만족스러워할 만한 정당성을 찾아내기 시작하고, 그렇게 집단의 충성스러운 구성원이 되는 것이다.
집단 단합을 깨는 융통성 없는 사람이 괴롭힘을 당하는 이유는 자신의 과거를 잊은 융통성 없었던 사람들이 집단의 일체감에 문제를 제기하는 사람이 나타나면 재빨리 방어적 태도를 취하며, 집단 단합을 수호하려는 파수꾼들 때문이라는 말이다.
오늘도 흥겹고 건강하고 행복한 금요일 하루 만들어 가시길 빕니다. 이동윤 드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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