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는 대한외과의사회 상임이사회 월례모임이 있었고, 지난 달 31일에 있었던 춘계 학술세미나에 대한 평가가 있었다. 전체적으로 성공적이었지만, 추계학술대회에서는 조금더 정밀한 의제 발굴로 회원들의 개원현실에 도움을 줄 수 있는 방향타 역할을 하자고 결론이 났다.
대부분의 사람들의 인생살이는 '오라는 데는 없어도 갈 데는 많고, 할 일은 많은데 돈은 없는' 상황 때문에 괴롭고 힘들게 느껴진다. 답답하고 모든 것이 불가능하게 보이고 느껴지고, 현실에 주저앉은 자신의 삶이 지루할 수도 있다.
생각을 바꾸고 바라보면 이런 상황 자체가 창의성과 신선한 이미지를 이끌어내는 원동력이 될 수 있다. 사단법인 한국 달리는 의사들이 개최하는 소아암 환우돕기 서울시민마라톤대회처럼 혁신을 이야기할 때 아무도 비영리 단체를 생각하지 않는다.
비영리단체에 대해 부적절한 선입견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 많다. 혁신적이거나 이상을 가질 필요도 없으며, 그저 열심히 일하고 열정만 가지고 있으면 주위의 도움으로 그럭저럭 유지해 나갈 것이라는 생각이다.
비영리단체야말로 항상 혁신이 필요하다. 혁신은 절대로 공식적인 절차를 통해 생겨나지 않으며, 살아남기 위해 끊임없이 창의적인 바탕에서 매일 일어나는 활동과 기능에 이미 존재하고 있다.
예전의 과학자들이 실험실에서 혼자서 현미경을 들여다 보면서 발견하던 진리가 아니라 요즈음의 대부분의 혁신적 발견은 여럿이 모여 형식에 구애받지 않고 어떤 주제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는 정기적인 모임에서 나온다.
멋있는 혁신적 생각들은 대개 고립된 상태가 아니라 서로 연결 된 상태에서 자연스럽게 나누는 대화를 통해 처음 가졌던 편견 속에 갇혀 발전하지 못했던 진리를 발견하는 동력이 되는 경우가 많다.
저만치 앞서가고 있는 주위의 삶들을 참고하는 대신 나만의 구체적인 개념이나 정서를 소통하고자 하는 욕구에 초점을 맞춘다. 인생살이는 장기적인 실험과정이며, 정점이 언제인가에 따라 삶의 전성기를 맞을 수 있다.
젊은 시절에 정점에 다다르는 사람도 있지만, 경험과 실험의 꾸준한 축적을 통해 나이들어 정점을 이루는 사람도 있다. 중요한 것은 내가 과연 그토록 절실히, 그리고 오래도록 추구해온 목표에 도달할 수 있을까?라고 끊임없이 자문하는 태도가 중요하다.
나의 사회적 능력이 정점에 이르는 시기는 활동분야가 아니라 내가 추구하는 혁신이 어떤 유형이냐에 따라 결정된다는 말이 더 맞다고 생각한다. 물론 활동분야도 영향을 미치긴 하겠지만, 근본적으로는 내가 삶에서 추구하는 혁신의 내용이 어떤 것이냐가 더 중요하다는 말이다.
혁신은 종종 필요에서 시작되어 절박함으로 완성된다. 세상에는 급박한 도움을 필요로 하는 문제가 많고, 바로 그것 때문에 소아암환우돕기 서울시민마라톤대회처럼 수많은 비영리단체들이 맥가이버처럼 움직이게 된다.
만능해결사 맥가이버가 출동하지 않는다면, 북한이 위협하는 전쟁 폭탄이 터져 서울이라는 도시 전체가 파괴될 것이다. 국가라는 맥가이버가 출동하여 위협폭탄을 싼 포장을 뜯고 안전핀을 조작하여 국민을 불안하게 하는 여론폭탄을 무력화시켜는데 성공한다.
영화에서는 가능한 이야기지만, 실제 현실은 여러가지 도전들에 놓여 있으며, 그런 것들이 픽션인 소설이 아니라 논픽션인 현실이라는 사실이다. 암은 세계적으로 매년 60만명 이상의 목숨을 앗아가며, 전체 인구 중 40% 이상이 생존 중에 어느 시점엔가는 암에 걸린다고 추정된다.
우리 모두가 맥가이버처럼 위험을 피하지 않고 적극적으로 사회적 문제들에 대응하여 창의적으로 문제를 해결하려는 자세를 가져야 하는 절박한 이유가 바로 이것이다.
옛 삶의 모델에 회의를 품고 새로운 방식을 생각하거나 새로운 도전에 대해 사람들에게 이야기하거나 그런 도전을 현실화하려는 행위는 일정 부분 위험이 따르지만, 그런 위험을 무릅쓰지 않고는 엄청난 보상이나 발전 또한 있을 수 없다.
오늘도 즐겁고 건강한 하루 만드시길 빕니다. 이동윤 드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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