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는 이달 마지막 날에 있을 대한외과개원의협의회 학술세미나의 중간 점검을 위한 임원모임이 있었다. 외과 개원의 협의회의 명칭을 대한외과의사회로 변경하고, 지금까지의 현실안주적 자세에서 도전적이고 적극적인 방법으로의 전환점이 되는 행사다.
우리나라 외과의사들이 현재의 현실적 어려움을 딛고 일어서기 위해서는 외과라는 고정관념에 얽매여 스스로를 매질하고 있는 자기 학대를 끝내고 자유롭게 세상을 주도적으로 이끌어갈 철학의 변화가 필요하다.
우리 나라에 유행하는 건강식품업자들의 주장에는 그것을 먹는 환자들에 대한 고려는 애초에 없는 듯하다. 건강식품을 취급하는 일부 업자들의 의견에 따르면 자신의 가설이 치료를 받는 사람에게 어떤 가치를 지니는지에 대해서는 관심이 없다.
자신들이 지지하는 가설들에서 주장하는 내용을 재고의 여지가 없는 사실로 받아들이도록 일방적으로 강요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그런 접근은 과학을 신앙으로 대체하는 것으로 환자는 병만 악화되고 이론은 힘을 잃게 된다.
대체의학의 이름을 단 건강식품업자들은 심리학적 분석을 약처럼 사용하는 의학모델에만 매달려 있다. 약으로 바이러스를 치료하는 것이 아니라 이론적 해석으로 증상을 치료하는 격이다.
더욱 문제가 되는 것은 치료형식이 틀에 박혀 있어서 환자별 치료를 새롭게 숙지하고 출발하는 전인적치료에 비해 환자 개인 사정에 맞추어 적용하기 곤란하게 되어 있다.
우리는 서로 다른 존재로 같은 경험이라도 그 의미가 서로 다른게 저장될 수 있듯이 어떤 일이 같은 가치를 지니려면 내 자신에 나에 관계된 문제에 대한 생각을 바꿀 만큼 그 가설을 믿고 지지할 수 있어야 한다.
의지에 의한 각성효과가 병세를 정말로 역전시켜주는 경우가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질병의 의미에 관한 진실을 쥐고 있다고 주장하는 모든 방법에 대해 상대적인 가치만을 인정하려는 자세가 중요하다.
우리가 질병의 치료에 관해 참고하려는 이론이 병의 진단 때문에 생겨나는 고정관념에서 벗어나 좀 더 자유롭게 다룰 수 있는 어떤 내면적인 대상으로 전환하는냐에 달려 있다. 중요한 것은 내가 내 문제에 대해 주도권을 쥐고 있느냐가 중요하다는 말이다.
내가 내 문제에 대해 주도권을 쥐는 의미는 주체로서의 힘을 되찾음으로써 더 이상 나 자신의 문제와 동일시되는 존재가 아니라 해결가능한 문제를 가진 존재가 될 수 있다.
모든 것이 고정 불변된 것처럼 보이는 곳에도 집중해서 자세히 보면 미세한 움직임이 있고, 움직임이 있는 곳에는 어떤 장애물이라도 잘 어울릴 수 있는 공간이 생기게 되고, 상상력을 통해 그 공간에 들어갈 수 있는 방법을 찾을 수 있게 된다.
내가 맡은 사회적 역할을 벌집이라고 생각하면 나에게 맡겨진 직책이 아니라 나의 역할에 대해 나 자신과 대화할 수 있는 길이 만들어진다. 길이 생겨야 나의 역할의 사회적 의미가 모습을 들어내면서 내가 할 일을 알려줄 수 있다.
나의 삶에 대해 나 자신이 어떻게 해석하는가에 따라 고정관념을 벗어나 의미를 찾고 스스로 변화하면서 또 자신을 변화시킬 수 있는 살아있는 의미를 찾을 수 있다.
오늘도 즐겁고 건강한 하루 만드시길 빕니다. 이동윤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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