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는 외과학회 상임이사회의가 있었다. 5월 2일부터 3일간 개최될 예정인 춘계외과학회 학술대회 준비 등 다양한 발전방안에 따른 내용들이 보고되고 토의되었다.
모든 개인이나 조직은 혁신을 통해 새롭게 발전하는 모습을 갖추길 희망하고 그런 변화를 지향한다. 혁신은 조건만 갖춰지면 언제 어디서든 일어날 수 있다.
혁신의 규모는 상대적인 것이기 때문에 규모에 집착하게 되면 기능적 구조나 규칙, 관례나 전통 같은 관료주의 고유의 여러 요인들과 마찬가지로 진정한 혁신에 걸림돌이 될 뿐이다.
내가 1995년 국방부 보건과장으로 근무할 때 15명 정도가 캐비넷 등으로 서로의 공간을 격리하여 사용하던 사무실에서 모든 캐비넷을 벽으로 붙이고 계급에 관계없이 언제든지 고개만 들면 모든 근무자들을 볼 수 있는 공간으로 바꾸었다. 사무실 공간은 공적 공유공간이지 서로의 개인적 삶을 위한 독립공간이 아니기 때문이다.
혁신적 제품이나 서비스를 창조하여 중요한 목표를 달성하고자 나선 정부조직이나 기업들이 원래 목표에 미치지 못하는 이유가 너무 안전에만 치중하여 사업에 기여하는 다양한 목소리는 별로 없고, 정치적인 이유로 절충해야할 사안은 너무 많기 때문이다.
이번 정부에서도 부처간 칸막이의 척결을 이야기했지만, 사람들은 수시로 어깨를 부딪치는 환경에서 창의성이 발생한다. 대부분의 비영리단체들은 비용문제로 좁은 사무실에서 옹기종기 모여 근무하는 경우가 많다.
부서별로 벽이나 건물로 나뉘지도 않고, 근무경험이 1년 미만인 젊은 직원들이 대부분인 경우도 있다. 좁은 공간에 함께 근무하기 때문에 서로에 대해 잘 알 수 있고, 그만큼 서로의 마음을 읽을 수 있고, 각자의 성격적 특이점 뿐만 아니라 강점과 약점도 아게 된다.
같은 공간에서 일하는 사람들 사이에는 서로 깊은 유대감이 생기게 되고, 최소한의 개인적 공간만 허용하고 사무실 전체는 작게 유지하면서 서로를 분리시키는 벽을 없애면 남과 잘 어울리지 못하는 사람도 나중에 다른 사람들이 필요로 하는 것과 우려하는 것들을 헤아릴 중 알게 된다.
그런 업무적 친밀감이 서로 간에 존재하는 많은 경계선을 허물고 남의 기분을 해치거나 놀림을 받을까봐 쉽게 의견을 표현하지 못하는 사람들도 자유롭게 의견을 제안하고 다른 사람의 생각에 반대를 할 수도 있다.
남의 눈치를 보거나 수직적 지위에 대한 두려움이 없어지면 제시되는 의견들을 아주 꼼꼼하게 따져볼 수 있고, 결국 조직을 성장시키는데 도움이 되는 훌륭한 창의적인 의제들이 무수히 제시되고 토의될 수 있다.
창의력의 원천이 되는 개방적 사무실은 소수만이 아는 비밀의 디자인이 아니고, 막힌 곳 없이 열린 사무실에서 일하다 보면 하루 중 거의 모든 시간을 다른 직원들과 함께 부대끼며 보낼 수 밖에 없다.
심지어 소아암환우돕기 서울시민마라톤 대회처럼 별도의 사무실도 없이 평소는 내 진료실에서, 한 달에 한번은 식당의 방 하나를 빌려 조직위원 모임을 하는 비영리단체도 많다.
작고 경계가 없는 공간이 일정 수준 마찰을 만들어내고, 이것이 일정량의 창의적인 열을 발생시키는 동기를 제공하게 되는 것이 바로 개방형 공간의 진정한 마법이다.
오늘도 즐겁고 건강한 하루 만드시길 빕니다. 이동윤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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