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는 가정의 달 첫 일요일인 5월 5일 어린이날에 개최할 예정으로 참가자를 모집 중인 소아암환우돕기 제 10회 서울시민마라톤 대회에서 지원할 사회경제적으로 어려운 처지의 소아암환우 추천을 의뢰하는 공문을 만들었다.
소아암 환우돕기 자선마라톤대회를 준비하면서 왜 그런 좋은 일을 한다는 사실을 세상에 적극적으로 많이 알리지 않느냐고 하는 분들이 가끔 있지만, 나는 그런 행동이 오히려 일년 내내 함께 준비해 오는 조직위원들의 열정과 신념들이 정치적으로 오해를 받지나 않을까 하는 염려를 한다.
우리가 하는 기부행사가 기부에 대한 사회저변의 문화를 바꾸는데 기여를 하지만, 우리의 행동이 세상을 바꿀 수 있는 거창한 일이라고는 생각하지 않기 때문이다. 우리는 현실적이며, 우리들의 노력의 중요성과 성공 가능성을 부풀리지 않는 대신에 충분한 시간을 가지고 당면한 상황들을 깊이 파고들어 점진적으로 행동하는 이유다.
우리가 이렇게 사회경제적으로 어려운 소아암환우들을 돕기 위해 "일 년에 하루는 이웃을 위해 달리자!"는 슬로건 아래 애쓰는 이유는 이기적이 되기 쉬운 사회에 이타적인 발자국 하나를 남기기 위해서이다.
파도와 바람 같은 커다란 정치적 힘들이 궁극적으로 사회의 조직과 운명을 결정짓는 현실에서 최종결과는 여러가지 힘이 가리키는 종합적인 방향일 경우가 많다. 눈을 크게 뜨고 언제 어디서든 새로운 생각을 포착하려는 자세와 가장 좋은 아이디어는 나의 내부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인정하는 겸손을 필요로 하는 이유다.
현실적으로 오랜 시간 끈기있게 조용하고 확고한 신념으로 내가 모든 변덕스러운 상황들의 중심에서 그것들을 통제한 것처럼 느껴지지만, 결국 지나고 나면 상황들이 나를 통제했다는 사실을 이해하게 된다.
어떤 상황에서 한 개인의 노력이 유일한 요소일 때는 작은 것이라도 진보적 혁신을 만들어내는 것이 종종 투쟁으로 비칠 수도 있지만, 나의 기술이나 결단력, 혹은 기민함이나 운 등이 성공을 보장하는 것이 아니라 이런 모든 요소들이 목표 달성을 위해 열심히 노력하는 과정일 뿐이다.
우리가 사회에서 행할 가치가 있는 일들도 대부분이 해변에 남겨진 발자국처럼 위대하지도 지속적이지도 않으며, 최선을 다해 만들어낸 계획이 실행단계에서 쉽게 허물어질 수도 있다는 사실을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
내가 다른 사람들보다 더 멀리 보았다면 그렇게 멀리 볼 수 있게 된 상황에 감사하고 모두가 함께 고생하는 사람들의 덕분이며, 모든 영광이나 찬사는 조직위원들이 받아야 마땅한 상이다.
나이가 들고 만나는 세상이 복잡해질수록 배워야할 것은 더 많아지고 그만큼 아직도 나는 배울 것들이 많이 남아 있으며, 세상에는 나보다 훨씬 나은 사람이 많다는 겸손함이 중요해진다는 사실을 진정으로 이해하게 된다.
"훌륭한 예술가는 남의 생각을 모방하고 위대한 예술가는 훔쳐온다"는 피카소의 말처럼 좋은 아이디어를 발견할 수 있다면 어디에서든 아이디어를 배우고 가져오고 벤치마킹할 것이다.
내가 항상 최고의 해답을 가지고 있지 않기 때문에 내가 모든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는 사실을 겸손하게 인정하면 오히려 더 많이 배우고 더 먼 곳까지 볼 수 있게 되어 더 좋은 결정을 내릴 수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우리는 우리가 하는 일이 우리가 가지고 있는 의지와 이상, 그리고 능력이 세상을 만드는 많은 물리적 현상 중의 일부라는 사실을 알고 있다. 그래서 원하는 결과를 만들기 위해 큰 그림을 보고 비전을 쫓으면서도 어슴푸레 보이는 미래가 아니라 명확하게 앞에 놓인 일에 집중하는 것을 훌륭하고 좋은 태도라 믿고 있다.
오늘도 즐겁고 건강한 하루 만드시길 빕니다. 이동윤 드림 |
다음글 : 
이전글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