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는 대한의사협회 대의원총회가 있어서 하루 종일 회의실에서 보냈다. 지난 1년 동안의 대한의사협회 집행부의 업무를 결산 및 감사하고 이번 회계연도의 예산과 사업계획의 적정성을 검토하는 자리였다.
우리 대부분은 대부분의 시간과 상황에서 정직하고 공정하고 협력적이며 우리들의 공동체와 사회에 도움이 되는 일을 하고 싶어하며, 그런 수단으로 사회규칙을 선도한다. 그러면서도 대부분 경쟁지향적이며, 자기 이익에 몰두하고 자신이나 가족들에게만 유리한 일을 하고 싶어한다.
나 자신만의 향상을 기도하는 이기적 욕망과 사회적 발전을 바라는 이타적 욕망이 충돌하면서 잠재적 갈등의 씨앗을 뿌리게 되고, 이것이 나 자신의 삶에서 보다 나은 몫을 차지하려는 경쟁적 욕망과 다른 사람도 자신의 보다 나은 삶을 추구하는 경쟁적 욕망이 서로 집단 내에서 갈등하게 된다.
여기서 규범이나 규칙, 그리고 공식적인 제도에 기반을 둔 사회가 필요해진다. 가장 우선적인 사회는 가정을 기반으로 하는 사유재산체계이고, 여기서 획득과 소유라는 도덕 이전의 본성적 삶의 모습이 나타난다.
그런 본성의 표현이 바로 내 자신이 가진 것을 빼앗기기 않으려는 노력이다. 의사들의 전문성을 지키고 보호하여 사회에 빼앗기지 않으려는 노력하는 이유다. 우리는 어떤 쾌락을 얻으려 노력할 때보다 손실의 고통을 피하려 할 때 2배 정도 더 동기부여가 된다고 한다.
진보적 정치인들이 사회적 약자의 권리나 사고를 교묘하게 이용하고 그것을 무기삼아 자신들의 정치적 욕망을 확대시키려는 시도도 이와 같은 맥락에서 출발한다. 어쩌면 소유하게 될지도 모르는 어떤 것보다 현재 확실하게 가지고 있는 것에 더 많은 신경을 쓰는 것이 당연하다.
인구가 늘어나면서 사적인 우의나 친선이라는 사적인 연대는 공적인 신뢰의 망으로 대체되는 것이 필연적이며, 이를 위해 사회적 제도와 규칙이 만들어지고 시행되게 된다.
그런데 구성원이 늘어나면 그만큼 잠재적 사회 갈등이 증가되고, 사회적 조화유지와 갈등해소를 위해 그에 맞는 규칙의 확장도 동시에 일어나야 하지만, 규칙은 현실적으로 그에 맞게 제때 발전하지 않기 때문에 문제가 생기게 된다.
서로가 알고 있는 양자 관계에서 안면이 없는 다른 사람들과의 양자관계로의 확대는 질적으로 전혀 다른 문제다. 그래서 갈등해결을 그 구성원에게 맞기는 대규모 사회는 조폭사회처럼 중앙집권적 힘과 권위가 갈등해결의 주요 수단이 되는 이유다.
북한 식의 강력한 중앙집권적 권력의 독점 사용은 실제로 인구 수가 늘어나기 전까지는 식량이나 필수품들을 사이좋게 나눠 가지는 재분배적, 상호성의 사회규범이 가능하지만, 일정 수준 이상으로 인구가 늘어나면 위에서 아래로의 사회제도는 양자 관계에서의 갈등해결방식이나 경제적 교환에 효율성을 잃게 되어 있다.
민주주의적 자본주의는 사적 재산권의 보장과 민주적 선거, 그리고 구성원 간, 집단 간의 공정하고 자유로운 경쟁과 거래를 바탕으로 하는 아래에서부터의 해결책을 제시하고 있다. 누구에게나 개인적 소유의 권리를 인정하는 대신에 그것을 행사할 때는 의무적으로 사회적 규칙을 준수해야 할 의무도 함께 부여된다.
이런 사적 재산권의 소유권은 개인의 물리적 정신적 능력과는 아무 상관이 없다. 그런 면에서 적자생존이라는 인간의 자연적 본성에 반하는 것이기 때문에 대의 민주주의 제도하에서 계약의 규칙과 그 규칙을 관리하고 시행할 사회제도가 필요하며, 누구나 참여가 가능한 권리가 인정되고 있다.
오늘도 즐겁고 건강한 한 주 시작하시기 바랍니다. 이동윤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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