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살아가면서 만나 친하게 되는 사람들이 꼭 비슷한 연배여야 한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나만 하더라도 패기와 총기가 넘치는 젊은이들과 함께 일하는 것을 즐긴다.
나이 차이가 있더라도 대등한 관계에서 관대한 관점으로 상대를 바라보면 모든 관계가 더 개방적이고 더 친밀하게 만들어진다. 관대함과 친밀감은 상승적으로 작용하여 서로를 더욱 개방적이고 솔직해지도록 돕게 된다.
내가 어떤 사람에게 먼저 친구가 되고 싶다고 말한다면, 아마도 '뭐야 이 사람?'하고 의아한 눈길로 쳐다보게 될 것이다. 하지만 내가 먼저 다가가 '도와드리고 싶습니다'라고 말한다면 내 말의 진의에 귀를 기울이게 되기 쉽다.
세상을 성공적으로 살아가기 위한 이론들이 수 없이 많지만, 변하지 않는 것은 '먼저 주고 나중에 받기'다. 먼저 진정한 인간관계를 만들고 나서 상대의 진정한 관심사와 요구를 차분히 들어주는 것이 중요하다는 말이다.
정신없이 바쁘고 복잡한 소아암 환우돕기 서울시민마라톤 대회 준비 과정에서 먼저 다가와 도와주려는 관대한 자세는 조직위원들의 관심을 끌 수 있는 멋진 방법이다. 먼저 아낌없이 베푸는 인간미를 보이고, 다음에 나의 지식과 조언과 재능을 보인다면 모든 사람들이 자신의 걱정과 관심사를 나와 공유하려 할 것이다.
세상에서 가장 부자 기업가가 바로 세상에서 가장 큰 자선사업가라는 점은 요즘처럼 실업자가 늘고있는 상황에서는 놀라운 일이 아니다. 나누어 줄만큼 가진 것이 없다고 생각하더라도 뭔가 내가 가진 것을 가지고 있지 않는 사람들에게 베풀기 시작하면서 나의 믿음을 보여주면 더 많이 받게 될 것이다.
먼저 베풀면 가까워지고, 가까우면 베풀 일이 많아지고, 배풀 일이 많아지면 줄고 없어지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몇 배의 크기로 사람과 사랑, 그리고 행복이 되돌아와서 더 큰 위험을 감수할 수 있을 정도로 단단해진다.
항상 다른 사람들에게 친절하고 관대한 사람들의 행동을 보면 그런 일이 아주 간단하고 쉬운 일처럼 보인다. 그냥 뭐든 도와주면 되니까. 하지만 도움을 주는 것의 가장 어려운 부분은 그것을 받는 태도나 마음가짐이다.
진료실에서 늘 환자들에게 어떤 것을 주는 것을 즐기다보면 상대방이 감사의 마음으로 내게 뭔가 커피 한 잔이라도 선물을 전해주는 마음을 받는 것에 너무 인색해질 수 있다. 그런 감사의 마음도 관대함의 멋진 표현이었는데도 말이다.
나는 공직에 있을 때부터 남에게 뭔가를 받는 것을 불편해 했다. 선물을 받을 가치가 없다고까지 생각하기도 하는 가장 큰 이유도 내가 그들에게 댓가로 돌려줄 것이 별로 없다고 생각하는 기본적인 두려움이 깔려있었다.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내 일 때문에 다른 사람에게 도움을 요청한 적이 한번도 없다는 것은 모든 것을 혼자서 해야 한다는 생존본능같은 것이었는지도 모른다. 도움을 요청할 사람이 없었다는 말이 아니라 내가 늘 도움을 청하지 않고 살아왔을 뿐이다.
내 주변에는 성공과 돈, 공감과 지식 등 좋은 것들이 늘려 있었지만, 나는 사람들이 그런 것을 나누고 싶어하지 않을 것이라 지레 짐작하고 있었다. 아니 나누고 싶어 할 거라고 감히 상상하지 못했다.
세상은 풍요롭다. 세상은 인터넷처럼 더 많은 사람이 사용할수록 더 많은 사람과 연결되고 더 강한 커뮤니키가 형성된다. 우리는 원하는 만큼 도움을 줄 수도 있고 받을 수도 있다. 혼자 할 때보다 여럿이 함께 하면 훨씬 더 많이, 더 크게 이룰 수 있다.
오늘도 즐겁고 건강한 한 주 시작하시기 바랍니다. 이동윤 드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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