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일 년 동안 준비해오던 소아암환우돕기 제10회 서울시민마라톤대회가 어제 4천2백여명이 참가한 가운데 무사히 성공적으로 치루어졌다. 그리고 8명의 소아암 환우들에게 5백만원씩 치료비를 지원했다.
따뜻한 햇빛 아래 노출될 때 자외선에 의해 외부의 세균들이 살균되듯이 어린이날의 맑고 따뜻한 햇살에 의해 환우들의 고통도 마음 속에만 담아놓지 말고 밖으로 끄집어내어 함께 공유함으로써 치유되기를 기원하는 자리이기도 했다.
지금까지 대회를 이끌어오면서 우리에게 있는 약점을 숨기는 대신 용감하게 드러내고 인정함으로써 우리 조직위원들은 어떤 것으로도 무너지지 않는 신뢰와 친밀감으로 엮인 끈끈한 관계를 형성할 수 있었다.
어른이거나 어린이들이나 인간관계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신뢰라고 생각한다. 서로간의 신뢰는 강요한다고 생기는 것은 아니다. 신뢰를 쌓기 위해서는 나의 약점을 기꺼이 드러내는 노력이 필요하다.
나의 개인사나 나에 대한 중요한 사항 몇 가지를 말하는 것만으로 취약성을 다 드러냈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내가 충분히 마음을 열고 위험을 감수하고 경계심을 풀 만큼 용기를 보여주지 않는 한 아무도 나를 있는 그대로 믿어주지 않는다.
'일 년에 하루는 이웃을 위해 달리자!'는 우리 대회의 가치와 이념을 다른 사람들과 공유함으로써 어려움을 극복하며 조금씩 계속 도움을 받고 발전해올 수 있었던 이유도 바로 현실의 허상에서 벗어나려는 노력이었다.
어려운 이웃들에게 작지만 우리의 진정한 마음 속으로부터의 관심을 보여주고 격려하고 더불어 함께 울고 함께 웃으려는 따뜻한 마음을 전해줌으로써 개인들의 작은 기부의 가치를 공유하고 확산시킬 수 있었다.
우리 모두는 나 자신이 상대로부터 진정으로 따뜻한 대접과 환영을 받고 있음을 느끼게 될 때 '저 사람은 항상 내 편이 되어줄꺼야'라고 생각한다. 이런 진정성을 통해 서로 간에 놓여 있는 현실을 거짓없이 참되게 바라볼 수 있기 때문이다.
세상은 대부분의 사람들이 나를 내가 아닌 다른 사람으로 만들려고 하는 경우가 많다. 그런 과정에서 나를 있는 그대로 보여주기는 정말 어려운 일이다. 그럴수록 나의 진심을 통해 진정한 나를 알 수 있도록 해주는 것이 중요하다.
우리 조직위원들이 우리 자신이 아닌 다른 누군가로 보이게 하려고 애쓰는 것이 아니다. 밖으로 나와 다른 주자들과 소아암 환우들을 진정으로 연결하려고 시도하고 노력하는 것이다.
준비가 부족하면 대회 날이 다가올수록 잔뜩 겁을 집어먹고 그냥 멀리 도망쳐버리고 싶은 적도 생기곤 한다. 그런 때마다 마음을 차분히 가라앉히고 우리가 어떤 사람들인지, 우리의 관심사와 열정, 능력 등이 제공하려는 일이 무엇인지 생각해본다.
그런 내면의 진정한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잠시 조용히 명상을 하거나 밖으로 나가 달리며 하늘을 향해 두 팔을 높이 들고 깊게 심호흡을 하면 우주와 내가 연결되고 강력한 에너지가 전해지면서 머릿 속이 맑아지는 것을 느끼게 된다.
'걱정마! 모든 것이 잘되고 있어!"라는 내면의 목소리가 나를 다시 씩씩하게 현실로 돌아오게 만든다. 그렇게 우리는 함께 10번의 숙제를 무사히 마쳤다. "아 개운하고 뿌듯해!"
오늘도 즐겁고 건강한 한 주 시작하시기 바랍니다. 이동윤 드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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