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부분의 성인들은 가정을 가지고 있다. 각자 어떤 사람의 배우자로써 살아간다. 나는 배우자로서 해야할 일을 올바르게 하는 것이 행복한 인생을 살아가는 가장 결정적 비결이라 생각한다.
민간단체인 '부부의 날 위원회'는 1995년부터 '건강한 부부와 행복한 가정은 밝고 희망찬 사회를 만드는 디딤돌'이라는 표어를 내걸고 가정의 달 5월에 둘(2)이 하나(1)가 된다는 의미에서 매년 5월 21일 '부부의 날'행사를 개최해오다가 2001년 4월 '부부의 날 국가 기념일 제정에 관한 청원'을 국회에 제출했고, 이것이 2003.12.18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결혼생활에서의 상호관계는 배우자의 처지에서 뿐만 아니라 사실상 배우자의 인생에 서서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단순한 이타심을 바탕으로 맺어지는 결혼들이 결국에는 불행해지는 경우들을 많이 보아왔다.
이런 이타심은 단순히 배우자에게 무언가를 주고 싶은 것이다. 요즘 광고 카피처럼 "여자가 좋아하는 것은 돈이야!"라고 말하면서 "여보, 여기 당신이 좋아하는 돈이 있어!"라고 말하면서 배우자가 좋아할 것이라고 단정하면서 통장 잔액을 보여주는 것으로 끝난다.
나도 종종 범하는 실수가 아내가 진정으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에 대한 배려없이 막연히 내가 생각하는 아내에게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일을 해주는 이타적인 남편이 내가 해야할 일의 전부인 것처럼 착각할 때가 있다.
집에서 살림을 하면서 자신이 힘들었던 것들에 대해 마음 편하게 터놓고 이야기하고 싶은 것이 정말 원하는 일인 줄은 모르면서 말이다. 힘든 사회생활을 누군가 대신 해주는 것을 아내도 똑같이 원하리라 생각하면서 그렇게 도와주는 것이다.
그러면서 나는 이타적이지만 아내는 자기중심적이라 내가 베푸는 이타적 행동들을 알아주지 않는다고서 섭섭하게 생각하기도 한다. 결국 환자와 나 사이에서 벌어지는 일을 집에 와서 아내에게도 하고 있는 것이다.
췌장암 수술을 받고 힘들어하는 나이든 아내를 부축하여 내 진료실에 2일마다 상처 치료를 위해 방문하는 70대 남편처럼 나도 아내를 위해 온갖 일을 다할 수 있다.
내가 아내를 위해 해야할 가장 필요한 일에 집중하지 않는다면 우리 두 사람 사이의 일방적 행복만 찾다가 서로 노력하는 방향이 달라지면서 좌절과 혼란만 겪을 수도 있다. 그저 돈만 많이 든 지갑을 채우고 있을지도 모른다.
좋은 의도와 깊은 사랑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서로 오해를 하게 될 수 있다. 기껏 식기세척 같은 일상적인 허드렛일을 진정 필요로 하는 일이라 속단하면서 소통은 기껏 배우자가 무엇을 하고 있다는 정도에만 집중하면서 여러가지 일들을 미리 섣불리 예단해버리게 된다.
결혼생활에서 남편과 아내가 상대방이 성취하기를 진정으로 바라는 일을 이해하는 사람들이 진정으로 서로에게 충실한 부부다. 배우자는 항상 자신이 진정으로 원하는 것을 상대가 주는 것보다 이해하고 그것을 할 수 있도록 도와주기를 바란다.
내가 원하는 것을 배우자에게 받는 것을 바라게 되면, 받고 말고의 여부를 떠나 행복한 감정을 느낄 수 없다. 서로가 상대가 하고 싶은 일이 무엇인지 제대로 이해하는 과정에서 서로 더 깊은 사랑을 경험하게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상대가 원하는 것을 다 주기도 힘들지만, 그것은 불가능하다. 하지만 상대가 하고 싶은 일을 성취하도록 도와주는 일은 얼마든지 가능하다.
오늘도 즐겁고 건강한 하루 만드시길 빕니다. 이동윤 드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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