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아이들은 여유롭다. 어제는 조용히 집에 있으면서 항상 시간에 허덕이는 나의 삶을 되돌아 보았다.
나의 부모님 세대들은 "목구멍이 포도청"이라며 먹고사는 삶의 어려움과 그런 가난을 벗어나기 위해 열심히 일하며, 게으름을 죄악처럼 터부시했다.
"허리를 굽혔으면 돌 하나라도 줏어라"던 어머님의 말씀처럼 철저했던 부지런함과 근면함의 분위기 영향으로 가만히 앉아 있는 것은 무언가 죄를 짓는 듯한 느낌을 요즘도 은연 중에 발견하곤 한다.
산업화 시대의 우리의 삶은 바쁜 것 자체를 신분의 표시로 여길 정도였다. 일중독이 새로운 사회 문제로 대두되고, 기진맥진함을 드러내 보이려 안달하는 듯한 삶을 살아오며, "멀티태스킹" 혹은 "만능 해결사"라는 신조어를 만들어냈다.
그런 사회적 바쁨의 분위기는 지금 젊은이들에게도 일부 보이고 있다. 누구나 휴대폰을 손에서 놓지 않고 노트북 컴퓨터를 저녁마다 집으로 가져가며, 언제든 스마트폰을 이용한 멀티채팅이나 전화회의에 응할 수 있다.
부유함이 모든 일에서 '핵심'에 있고, 업무량을 쉽게 조절할 수 있을 것같으면서도 그러지 않으며, 중첩된 업무 탓에 미칠 지경이라고 하면서도 그런 자신을 자랑스럽게 생각하기까지 한다.
나부터도 달리기, 글쓰기, 아침식사, 일, 점심식사, 일, 책일기, 회의나 사람만나기 같은 일상생활을 벗어나는 것은 곧 무언가 게을러졌거나 내 할 일을 하지 않고 있는 듯한 착각에 빠질 때가 있다.
해방과 전쟁, 그런 척박한 세상에서 살아남기 위해 피눈물나게 고생했던 부모세대들에게 가족들이 살 집 한 칸과 먹고 살 땅 일이백평이라도 생존에 큰 도움이 된 것은 분명하지만, 자기반성과 끝없는 노력을 요구하는 사회적 압력의 무게를 감당하기에는 너무나 힘이 부치는 세월이었다.
내 마음을 괴롭게 만드는 것은 대부분 나만을 위해 저지른 이기적인 몰인정성 같은 비협력적이고 배타적 인간관계에 대한 후회와 미안함 등의 복합적 감정들 때문이었다. 그런 감정을 주체하거나 이기지 못해 신체적으로 쇠약해져서 은둔의 세계로 들어간 사람들도 많았다.
산업화라는 신세계가 그런 절망적이고 가차없는 상황의 개인들에게 부의 약속을 일부 충족시켰지만 충분한 안도감을 주지는 못했다. 반면에 엄격한 반공교육과 정신수양을 통해 자유민주주의 사회의 실체적 울타리에 소속될 수 있었고, 그럼으로써 북한 공산주의 독재 하의 인민들보다 나 자신을 위에 둘 수 있게 되었다.
경제가 발전하면서 하룻밤 사이에 벼락부자가 되기도 하고, 반대로 알거지가 되는 사람도 나왔지만, 삶의 가장 본질적인 문제들에서 복합적인 가능성과 모순, 그리고 긴장이 제기되면서 창조적으로 발전하게 되었다.
태양은 오늘도 빛나고 있으며, 나는 무엇이든 할 수 있는 힘이 있다. 왜 과거의 메마른 의식에 매달려 있으려 하는가? 이제 새로운 땅과 새로운 사람들, 그리고 새로운 생각들로 내 자신이 할 일과 우리가 함께 만들어야 할 사회와 문화를 이야기하자.
거칠었던 지난 세월의 어려움을 이겨왔던 것도 가족을 굶길 수 도 있는 난관에 기죽지 않겠다는 '나는 할 수 있다!"는 극기의 정신이었다. 그런 정신 자체에서 나의 존재의 행복이란 목표와 성취 가능성에 대한 긍적적 자신감이 나오게 되었다.
세상과 우주를 아우르는 하나의 정신이 있으며, 우리 인간의 영혼이 이 보편적인 정신의 한 축이다. 다른 한 축은 절대자일 수도 있겠지만, 우리는 영혼을 통해 그런 절대자와 동등해질 수 있다는 말이다.
나의 정신은 무한한 힘을 가지고 있고, 이런 정신력이 결국 세상에 물리적 통제력을 행사하게 된다. 위대한 사람들이 남긴 세상을 자신의 의지에 복속시켜 자신의 개성에 세상을 순응시킨 결과들을 둘어보라. 얼마든지 그런 예를 발견할 수 있다.
오늘도 즐겁고 건강한 한 주 시작하시길 빕니다. 이동윤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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