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는 부산의대재경동창회 전체이사회의가 있었다. 올해 임기가 끝나는 현 집행부를 이을 다음 집행부의 회장에 대한 논의가 있었다. 내가 맡아주기를 희망했지만, 고사하고 후배기수로 넘기기로 결정을 내렸다.
나는 직책에 대한 욕심도 없지만, 전문직일수록 집행부가 젊어져야 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또 하나는 이제 어떤 목표를 세우고 그것을 추진하고 하는, 쉽게 말해 일에서 즐거움을 찾으려는 열정이 많이 식었고, 체력적으로도 힘이 드는 것을 느꼈기 때문이다.
나의 정신적인 여력이 '소아암환우돕기 서울시민마라톤대회'와 '청년꿈살리기 포럼', 그리고 '사단법인 한국달리는 의사들'모임에 집중하기도 벅찬 느낌을 대한 외과의사회장을 맡으면서 많이 느꼈기 때문에 새로운 일을 다시 벌리는데 심한 심리적 부담과 자신감 저하를 느끼게 된다.
사실 지금 이끌어가고 있는 소아암환우돕기 서울시민마라톤대회만으로도 벅찬 느낌이다. 어떤 일에 대한 집중력이 집착에서 벗어날 수 있게 해주기는 하지만, 사람과 사물 혹은 습관 등에 집착하던 것을 제 때에 포기할 수 있어야 내 인생의 변화와 발전을 위한 유연한 태도를 회복할 수 있다.
포기할 줄 모르고 어떤 것에 매달리다 보면 중독성이 생기고, 사람이나 사물에 중독되는 순간 한 눈에 반한 애인처럼 그것이 나의 삶을 죄우하게 된다.
내 생각과 감정이 고정관념이나 편향된 신념으로 뒤덮이지 않고 지금처럼 내면의 목소리를 잘 들을 수 있는 기회를 가지며, 나 자신의 자유의지와 에너지를 유지하기를 바라는 입장에서 조금 아쉽고 미안한 마음에서 내린 결정이다.
일단 통화 중인 전화기를 내려놓아야 다른 사람들이 나에게 전하는 이야기나 새로운 소식들을 들을 수 있다. 내가 수화기를 들고 있는 한 결국 나는 아무런 영감도, 어떤 아이디어나 사고적 자극도 받을 수 없게 된다.
나이들면서 감퇴되는 집중력과 추진력에 반하는 사람이나 사물을 놓아버림으로써 나만의 시간을 더욱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어떤 일의 포기를 통해 에너지를 자유롭게 풀어서 현재 하고 있는 일들을 위해 나의 직관적 지능의 계발에 활용해야 할 때이다.
오늘도 즐겁고 건강한 하루 만드시길 빕니다. 이동윤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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