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귀절 반야심경 50] 역무노사진(亦無老死盡): 늙고 죽음 또한 다함이 없다: 마음은 뿌리요, 법은 경계이니, 이런 흔적이 다 잊혀져야 비로소 생사가 없는 밝은 경지를 만날 수 있다
처음부터 늙고 죽음이라는 것이 없어서 무수한 겁이 다 여여한데 어찌 ‘다한다’고 할 것이 있을 수 있겠나? 세상만물은 모두 다함이 있으며, 이런 다함이 있다는 것은 허께비 같은 경계의 색신이고, 늙고 죽음이 없는 것은 진공묘유, 즉 없는 듯 있는 신비한 불법의 모습이다.
이미 ‘있음’에도 집착하지 않고, 또한 ‘없음’에도 막히지 않으니 물고기처럼 활발한 자리이며 바퀴처럼 잘 굴러가는 자리이며, 둥글고 아름다운 자리인 동시에 빛나고도 빛나는 자리인데, 어찌 ‘다한다’고 할 것이 있겠는가 말이다.
처음 수행을 하는 사람은 먼저 정결하게 해야만 비로소 조금 상응하는 것이 있을 것이다. 덜어내고 또 덜어내면 함이 없는 경지에 이르니 함이 없는 동시에 하지 않음도 없게 된다. 무엇 하나 붙일 수 없고 손해와 이익도 없는 그 자리가 바로 마음 속 좋지 않은 생각들을 덜어내어 소멸하게 만드는 백척간두와 같은 자리이다.
도를 배우는 사람들이 파껍질을 벗기듯이 한 꺼풀 벗겨내고 또 다시 한 꺼풀 벗겨내어 곧바로 모든 것을 다 벗겨버려 더 이상 손댈 곳이 없게 되면 본래의 근원으로 되돌아 간 것이니 오온의 모든 감각이 공해져서 부모에게서 태어나기 전과 같고, 모든 것은 태운 것과 같아진다.
이렇게 모든 것을 다 태워 없애 버리면 공하여도 공하지 않은 곳에 이르게 되고, 이 몸을 벗어나 모든 것을 잊고 자취마저 사라지고 나면 온몸이 그대로 손이며 눈이니, 거기에는 가는 먼지 하나라도 묻힐 수가 없으며 이름조차 붙일 수가 없게 되어 ‘도무지 알 수 없는 사람'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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