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본래 머물던 기원정사로 돌아와 공양을 하신 뒤 가사와 바리때를 제자리에 놓으시고 발을 씻은 다음 자리를 펴고 앉으셨다."
비록 하루 한끼의 식사지만, 밥을 받자 마자 공양을 하는 것이 아니라 공양받은 발우를 들고 다시 성을 나와 1.5km 떨어진 기원정사까지 걸어 돌아와 공양을 드셨다. 어느 한 순간도 대상에 집착함이 없이 늘 침착함을 유지하며 매사에 수행의 긴장을 결코 늦추는 법이 없는 참으로 아름다운 태도였다. 또 그 시절에는 항상 맨발이었기 때문에 공양을 마치면 발우와 옷을 정리한 다음 다시 발을 씻고 자리를 잡고 고요히 명상에 드는 과정이 반복되었다.
새벽 일찍 일어나 자리를 정돈하고 명상을 하다가 시간이 되면 천 명이 넘는 수행 대중들이 조용히 가사를 걸치고 발우를 들고 1.5km 떨어진 사위성으로 가서 일곱집만 차례대로 밥을 빈 후에 다시 걸오 기원정사로 돌아와 그늘에 자리를 잡고 조용히 식사를 마치고 가사와 발우를 정돈하고 발을 씻고 자리를 잡은 후 다시 선정에 드는 매일 변함없는 너무나 평범하고 일정하면서도 어느 누구 한 사람 한 눈 팔지 않고 일거수 일투족에 집중하는 일상 생활의 흐름 속에서 어떤 강한 수행의 기운이 뻗치는 감동을 느낄 수 있다.
공양이 끝나면 발우를 씻어 두고 웃옷을 벗어 정리해 두고 다시 본래의 자리에서 조용히 앉아 선정에 드는 1250명의 수행자들의 움직에 한 치의 부산함이나 혼잡이 없다. 마치 한 사람이 움직이는 것처럼 조용히 진행되는 그런 부처님의 삶의 모습에서 갑자기 머리 속을 치고 지나가는 어떤 감흥을 느낀 수보리가 스승에 대한 고마움과 존경심을 떨리는 목소리로 예를 표한 후에 평소 가지고 있던 구도자의 마음 가짐에 대한 법을 청하면서 본격적인 금강경의 법문이 시작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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