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자리에 가만히 앉아 계시는 부처님께서 현재와 미래의 많은 수행자들을 염려하고 관심을 가지고 정법을 부촉하신다는 의미는 무엇일까? 보살이면 당연히 마음을 항복받아 잘 다스려야 하는데, 어떻게 항복을 받아 잘 다스릴 수 있을까?
마음은 삼라만상의 요술 방망이 같아서 복잡하고 변화무쌍해서 금방 지옥에 빠진듯한 고통 속을 헤매다가 또 순식간에 오욕락의 행복감에 젖기도 하고 다시 또 욕심과 애착으로 몸과 마음을 괴롭힌다. 천사가 되었다가 악마가 되기도 하고 성인이 되었다가 짐승이 되기도 하는 것이 마음이다.
남을 해치지 않는 정직한 사람이 되었다가 남을 이롭게 하는 천사의 마음이 되기도 하고, 마음을 청정히 다스리는 수행자의 마음이 되었다가 자비한 마음을 내어 고통받는 중생과 함께 하려는 보살의 마음이 되기도 한다. 어둠 속에서 너무나 맛있게 마신 물이 다음 날 아침 해골바가지의 썩은 물이었다는 사실을 아는 순간 속이 역겨워지는 조화를 부리는 것이 마음이다.
어떤 사람을 사랑하는 마음이 생겼다가 사랑이 변해 미움을 거쳐 증오로 변하듯이, 한 마음이 크게 일어나면 불법을 크게 깨칠 수도 있고, 마음이 사라지면 법 또한 사라진다는 이치를 터득하여 마음이 나의 주인이 아니라 내가 주인으로 마음을 통제하고 다스리려는 것이 불교 수행의 근본이다.
세상만사 무엇이나 평상심 이상으로 좋은 것은 언젠가 그만큼 미움이나 섭섭함으로 변하기 쉽기 때문에 희로애락에 평상심을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는 의미가 된다. 기원정사에서 부처님의 일상이 한 폭의 조용한 수채화처럼 그렇게 적절한 때에 맞춰 자연스럽게 이루어지는 정경을 생각해보면 마음을 적재적소에 이용하고 통제하고 집중하는 것의 중요함을 보여주는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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