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간다는 것은 교통법규처럼 내가 속한 사회 집단 내에서 용납되는 생각이나 허용되는 한도 내에서 행동을 하는 것이다. 사회적 유행이 아니라 내 본위의 자유로운 생각과 행동을 감행하는데는 상당한 용기가 필요하다.
공사를 불문하고 살아간다는 것은 내가 가진 재산이나 수준에 적합한 생활보다 동일한 사회적 집단의 관습에 따라 생활하는 것을 선호함으로써 세상의 평판에 머리를 숙이는 경향이 있다.
예전에는 지위가 높은 사람의 비위를 거스르지 않기 위해 진실을 말하지 않았지만, 국민들의 참정권이 강해지면서 요즘은 지위가 낮은 사람들의 비위를 거스르지 않으려고 진실을 숨기거나 아첨하거나 호감을 사는 말만 하는 경향이 많아지고 있다.
요즘의 국정원 국정조사와 관련하여 볼 수 있듯이 정치인들은 불쾌한 진실을 감추기 위해 안전한 진실을 대대적으로 떠들어댄다. 자신이 원하는 호감을 사기 위해 실제로는 가망이 없는 일을 계획하거나 실행에 공감하는 척하기도 한다.
정치인들이 관심을 가지고 환심을 얻어야 하는 사람들은 최고의 교육을 받고 최상의 여건을 갖춘 사람들이 아니라 최하의 교육을 받고 최악의 상황에 있는 절대 다수의 표심에 있기 때문이다. 인기를 잃기보다 오히려 부도덕하고 부당해질 준비가 항상 되어 있다.
남자답고 단호하고 관대해지기보다 몸을 굽히고 머리를 숙이며 비위를 맞추는 것이 훨씬 더 쉽고, 편견에 맞서는 것보다 굴복하는 것이 훨씬더 쉽기 때문이다. 죽은 물고기처럼 강물이 흐르는 대로 떠다닐 수는 있지만, 헤엄쳐서 강을 거슬러 올라갈 수 있는 힘과 용기가 없다.
인기에 영합하는 경향이 공인들의 인격을 저하시키고, 도덕관념을 해이하게 만들고 있다. 벼갯머리 송사라고 침실에서 하는 말과 밖에서 하는 말이 달라진다. 개인적으로는 편견을 멸시하면서 대중들 앞에서는 편견에 영합하여 당리당략에 따라 의견을 바꾸는 것을 불명예스러워 하지 않는다.
위에서의 이런 기회주의적이고 위선적이며 비겁한 언행이 작용과 반작용의 법칙처럼 사회적으로 아래로도 확산되고 있다. 좋은 예가 원자력 발전과 관련된 비리들이다. 높은 자리에 있는 사람들이 용기있게 자신의 의사를 밝히지 못하는 사회에서는 낮은 지위의 사람들도 자신 앞에 제시된 본보기를 따를 뿐이기 때문이다.
높은 사람들이 하는 것처럼 요령껏 책임을 피하고 임무를 게을리 하며 얼렁뚱땅 상황을 모면하려 시도하며, 이렇게 말하고 저렇게 행동할 준비가 되어 있고 행동하게 된다. 그런 사람들이 인기를 누린다고 하여 사람들이 호감을 가지고 있다는 말이 아니다.
사람들에게 아첨하고 비위를 맞추고 진실을 숨기며 저속한 기호에 맞게 말함으로써 사회적 계층간의 집단적 증오에 호소함으로써 얻은 인기는 대다수의 정직한 사람들로부터 경멸을 받을 뿐이다.
진정한 사회적 용기는 소수에 대한 증오가 아니라 다수에 대한 사랑에서 비롯되어야 하며, 이기심과 반사회적 편견의 영향에서 벗어나 있어야 한다. 양심이나 이성에 반하는 행동으로 칭찬을 받는 것보다 세상사람들이 다 싫어해도 나의 임무를 옳은 방향으로 훌륭하게 수행하는 것을 즐겁게 생각해야 한다.
오늘도 즐겁고 건강한 하루 만드시길 빕니다. 이동윤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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