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와 같이 나는 들었습니다. 어느 때 부처님은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서..."
불교 경전에서는 시간을 모년 모월 모시로 정확하게 기록하지 않고 "어느 때(一時)"로 한결같이 한 때로 기록하고 있다.
왜 그럴까? 불교의 우주관과 관련이 있다.
첫째, '시간이란 본래 없다'는 관점, 즉 시간은 인간의 관념이 만들어낸 약속에 불과하다고 본다. 명상에서 흔히 하는 시간에 주의를 하지 않고 자신을 돌아보게 하는 것도 이런 관점과 관련이 있다. 둘째, 시간은 한결같은 것이 아니라 상황에 따라 달라진다. 지역에 따라 시차가 있고, 태양계에 따라 지구나 달의 하루 같은 시간이 다르기 때문에 모월 모시라는 시간 개념은 의미가 없다는 말이다. 셋째는 불교는 시간을 초월하는 입장에 있다. 도끼 자루 썩는 줄도 모르는 신선놀음같은 잠깐의 꿈이 일생이 될 수도 있고, 일생이 일장춘몽처럼 잠깐의 꿈일 수도 있다. 불법은 본래 시간을 초월하기 때문에 "한 때"라는 표현을 쓰고 있다.
기수급고독원은 인도 중부지방에 있던 코살라국의 수도인 사위성에 있던 부처님의 설법장소로 보통 기원정사라고 불리는 곳이다. 이곳은 인도 마가다국 수도 왕사성에 있는 죽립정사와 함께 부처님께서 가장 많이 머물며 설법을 하신 곳이다. 기원정사는 부처님의 45년간의 설법 여정 중에서 건기를 제외하고 21번의 우기를 보내셨던 곳으로 가장 많은 설법이 이루어진 곳이다.
기원정사는 사위성의 "수닷다"라는 큰 상인이 마가다국의 왕사성에 사는 친구를 만나러 갔다가 우연히 부처님께서 출현하셨다는 소문을 듣게 되었다. 이 분은 급고독 장자라고 불리기도 했으며, 어렵거나 외로운 사람을 늘 따뜻하게 도와주는 사람이었는데, 죽림정사에서 고요히 좌선에 드신 부처님을 뵙고 귀의하고, 사위성으로 오셔서 설법해주시기를 요청하여 승락을 받고 사위성의 집으로 돌아와 부처님과 제자들이 머물 장소를 짓기 위해 사위성에서 1.5km 정도 떨어진 코살라국의 기타태자 소유인 정원을 발견하고 사려고 했다. 정원을 팔 마음이 없던 기타태자는 동산을 전부 금화로 깔 수 있다면 팔겠다고 했고 수닷다 장자는 재산을 모두 팔아 동산의 바닥을 금화로 깔기 시작했고, 부처님을 모시기 위한 그런 지극한 정성에 감복한 기타태자가 나머지 정원을 기증하여 건물이 완성되었고, 기타태자와 급고독 장자 두 사람의 이름을 따서 기수급고독원으로 불려지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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