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받는 월급의 액수에 관계없기 주위 사람보다 적지 않게, 하다못래 몇 만 원이라도 조금만 더 많이 받으면 기분이 좋아지는 것이 일반적이다.우리의 희로애락은 이처럼 원인이 상대적이다. 다른 사람이 나보다 더 잘나서, 돈 더많이 벌어서, 더 출세해서, 배우자가 더 이뻐서...등등 원래 나의 괴로움은 다른 사람들 때문에 일어난다고 흔히들 생각한다. 다른 사람이 나를 못살게 구는 것이 나의 괴로움의 원인이라는 것이다.
그런데 그 사람에게 물어보자. 왜 나를 괴롭히느냐고? "무슨 소리냐?" 그 사람은 깜짝 놀랄 것이다. 자기는 전혀 그런 짓을 하지도 않았고 생각도 한 적이 없다고 펄쩍 뛸 것이다. 왜 그럴까? 그 사람이 나에게 어떤 해코지를 한 것이 아니라 내가 그렇게 느꼈기 때문이다. 그 사람이 잘못한 것이 아니라 내가 그 사람이 나를 괴롭히는 것처럼 착각했기 때문이다. 괴로움을 만들고 괴로워하는 주체가 다른 사람이 아니라 바로 나 자신이라는 말이다.
내가 예전에 담배를 태울 때는 제여사께서 전혀 담배냄새가 역겹거나 싫지 않았다고 한다. 그런데 내가 담배를 끊자마자 담배냄새가 정말 싫어졌다고 한다. 이 역시 담배를 태우는 것에 대해 중요하게 생각하거나 의미를 두지 않았기 때문에 그냥 아무런 마음에 파동이 일어나지 않았지만, 담배를 끊자 다른 사람이 피우는 것은 건강에 나쁜 것이라 생각하게 되면서 싫어지는 것이다. 담배가 문제가 아니라 내 마음에 일어나는 생각하나가 나를 괴롭히는 것이다.
술 먹고 늦게 들어오는 남편을 보고, 아내가 혼자 속상해 하고, 괴로워하고 힘들어하다가, 어느 날 마음을 바꾸어 술을 마시는 그의 외로움을 이해하고 잘 대해 주니까 남편이 좋아졌다고 즐거워한다면('나로 인해 저 사람이 좋아지는구나'하는 생각을 가진다면, 그것은 곧 '저 사람이 내 괴로움의 원인이다.'하는 생각과 같다.) 곧 바라는 마음이 생기고 기대하는 마음이 생기고 곧 다시 자기의 예전 욕구, 즉 자기가 잘나고 싶은 과거로 이내 돌아가 버리게 된다. 이것이 ‘하나도 내가 한 것이 없다’고 해야 하는 그 이유이다. 남편의 변화는 남편의 일이지 내 기도의 결과나 나의 노력 때문이 아니므로 '내 덕이야.'하면서 좋아할 일이 아니라 좋은 변화 자체를 그냥 감사하고 즐거워해야 하는 일이다.
인간관계에서의 반응은 작용-반작용의 법칙을 따른다. 다른 사람이 내 뺨을 한 대 때리면(작용) 나는 기분이 나빠지게 되고, 나도 똑같이 뺨을 때리며 복수를 해야 하는데(반작용) 그것이 여의하지 않으면 괴로워지는 것이다. 세상이 내 마음대로 풀리는 것이 아니므로 언제든지 나에게 어려움이 일어날 수 있다. 그 때마다 그런 상황을 괴로워하다보면 세상은 어둡고 힘든 부정적인 세상이 될 것이다. 그것을 바라보는 내 마음을 장기적인 관점에서 바라보고 '별일 아니네.'하면서 긍정적으로 바꾸면 똑같은 어려움이 있더라도 긍정적이고 행복한 세상을 만들 수 있다. 그렇게 내 마음을 바꾸어 가는 것이 수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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