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4~5세 정도 되던 어린 시절 엄마와 함께 떨어져 살다가 갑자기 아버지와 합치는 가정의 구조변화를 겪으면서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지 못해 홀로 떨어져 눈치보며 외로움과 긴장감 속에 회피적이며 소극적인 삶을 살았던 적이 있다.
어릴 때는 가족이나 학교, 또는 친구들에 대한 선택권이 나에게 없었다. 부모를 비롯하여 다른 사람들이 나보다 강했고 나 자신도 가진 것이 별로 없었다. 그래서 혼자 낙오되거나 따돌림 당하지나 않을까 걱정을 하게 되고 눈치를 보게 된다.
나이든 요즘에는 그저 단순히 사실관계만 따져본다 해도 어릴 때와 비교할 수 없이 선택권이 넓어졌으며, 다른 사람들과의 힘의 차이도 그리 크지 않고 내외적으로 나만의 자원을 많이 가지고 있다.
힐링이라는 이름으로 나오는 여러가지 심리학, 의학, 경영학, 과학책들이나 명상이나 요가 같은 수련법들은 모두 사물의 진실에 기반하고 있다. 공포나 불안이 있으면 나는 어떤 다른 선택지가 있으며, 어떻게 나를 보살피거나 의지할 것인지 질문하는 것에서 시작해야 한다.
괴로움의 근본 원인은 내가 상황의 본질을 모르고 있기 때문이다. 상황을 명확하게 파악하고 이해할수록 긍정적인 정서가 증가하고 부정적인 정서는 감소한다는 사실을 여러 연구들이 결과로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정말로 염려할 일이 있으면 최선을 다해 대처하면 된다. 부부싸움 후에 부인이 집안청소에 몰입하듯이 무언가를 하고 앞으로 나아가는 것 자체로도 기분이 좋아지지만, 처해 있는 상황을 실제로 개선시키기도 하기 때문이다.
어린 시절 부모와의 관계는 어른이 되어서도 주요한 관계로 개인의 예측이나 태도, 정서와 행동에 큰 영향을 미친다. 어릴 때의 부모 혹은 주요 양육자와의 관계를 통해 안정 애착과 불안-회피 애착, 불안-긴장 애착과 혼돈 애착의 네 가지 애착상태를 형성할 수 있다.
부모 일방에 대한 애착상태가 다른 일방에 대한 애착 상태에 영향을 미치지는 않는다. 어릴 때의 애착상태는 어른이 되어서도 지속되는 경향이 있으며 잠재화되어 주요 인간관계의 기본 틀을 형성한다.
많은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불안-회피 또는 불안-긴장 애착관계 속에서 성장했다면 그런 상황을 인정하고, 그런 자신에게 연민을 느끼며, 다정하고 의지할만 한 사람들과 함께 했을 때의 기분을 흡수하여 내면화함으로써 언제든지 그 틀을 바꾸어 관계의 안정성을 경험할 수 있을 것이다.
어릴 때의 나의 가장 행복한 안식처는 집에서 키우던 개, 고양이, 토끼, 닭, 소, 돼지, 염소 같은 가축과 가금류와 함께 뒹구는 것이었다. 그 다음 학교에 들어가서부터는 책읽기였다. 도서관의 나의 가장 행복한 놀이터가 되었다.
요즘도 혼자 새벽에 달리며 명상을 통해 어린 시절 내가 받았어야 할 마땅한 관심과 조화를 나 스스로에게 부여한다. 그러면 뇌가 활성화되어 인정애착의 신경적 근거를 마련하게 되고 마음이 편안해진다.
오늘도 즐겁고 건강한 하루 만드시길 빕니다. 이동윤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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