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귀절 금강경 3-7]3장. 대승의 바르고 으뜸이 되는 내용: 괴로움은 본래 없다.
나는 가만히 행복하게 살고 있는데 다른 사람이 내 삶에 끼어들어 나를 못살게 굴어 나의 괴로움이 생긴다고 생각한다. 나는 욕심이 없다. 그저 요만큼 먹고 살만한 정도만 있으면 행복해질꺼라고 생각하는데, 세상이 나로 하여금 뜻대로 살게 내버려 두지 않고 욕심쟁이로 만는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부처님의 가르침은 그것이 아니고 내가 아니라 세상 모든 사람들이 괴로움을 해결해서 행복해지도록 내 마음을 내라고 하신다.
무엇이든 하나를 이루려면 간절한 마음이 있어야 한다. 다른 말로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하면 저절로 잊어버리게 된다는 말이다. 마음을 비운다거나 내려놓는다거나 잊으려고 애쓸 일이 아니라 그 일이 사실은 내 인생에 그리 중요한 일이 아니란 사실을 인식하면 가만히 놔둬도 저절로 잊어버리게 된다. 하나를 비우고 하나을 새로 채우는 것이 아니라 내가 가장 중요하다고 간절히 원하는 것 하나만 일심으로 생각하고 살아가면 마치 어두운 방 안에 불을 탁 켜면 온 방안의 어두움이 순간적으로 사라지고 동시에 밝아지듯이 그렇게 마음이 저절로 비워질 것은 비워지고 채워질 것은 채워진다.
내가 어릴 때, 해만 지면 날이면 날마다 두 분 어머님이 싸우시는 모습이 싫고 동네 사람들 보기에도 부끄러워 집에 가기 싫고 밖으로만 나돌곤 했다. 그러면서 나는 나중에 커도 저렇게 싸움만 하는 결혼은 절대로 하지 않거나 하더라도 한국여자들과는 하지 않겠다고 생각했다. 그래도 대학가고 마음에 드는 제여사 같은 이쁜 여학생을 만나면서 결혼하지 않겠다는 생각은 저절로 사라지고, 대신에 나의 가정만은 정말 모범적인 가정으로 지키고 만들겠다는 서원을 항상 잊은 적이 없다.
내가 결혼해서 살아오면서 깨달은 것이 왜 아버님께서 두 어머님 싸움에 그렇게 무능하게 대응할 수 밖에 없었고, 두 분은 또 그렇게 싸울 수 밖에 없어셨는지 이해하고, 나의 반항과 불효를 사죄하고 세 분의 극락왕생을 빌고 또 빌게 되었다. 부모님들이 행복하지 않으셨던 결혼생활이 내 삶의 괴로움이 아니라 본질을 모른 채 싸우는 모습만 보고 부끄러움만 느낀 얄팍한 나의 생각이 내 괴로움의 원인이었던 것이지. 세 분 모두 우리 형제 자매를 위해 얼마나 고생하고 기도하셨는데, 내가 그걸 모르고 원망만 하고 있었으니 정말 참회해야 할 사람은 바로 나라는 사실이다.
부처님의 가르침대로라면 나를 괴롭혔다고 부모님을 원망만 할 것이 아니라 나를 키우기 위해 모든 것을 참고 불행한 삶을 살아오셨던 세 분의 삶의 괴로움을 덜어주기 위해 진지한 마음으로 기도를 해야 한다는 말이다. 이것이 부처님의 제자인 보살이 되기 위한 수행방법이다. 말과 행동을 일치하도록 실천하는 것, 그 자체가 그대로 기도생활이지만 현실에서는 자칫 이를 잊고 내 감정에 쏠려 무너지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항상 별도의 시간을 통해 언행일치의 삶에 대한 다짐을 수시로 해야 하는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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