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귀절 금강경 4-4]4장. 집착이 없는 미묘한 행동: 무주상보시의 공덕...
세상을 살아가는 목적이나 기대없이 하는 일이 얼마나 있을까? 학교에 다니며 공부하고, 취직도 하고, 결혼도 하고 자식도 낳고 키우게 된다. 또 사회 공동체를 위해 봉사하고 좋은 일도 한다. 기대함이 없이 보시한다는 말이 과연 가능하기나 할까? 기대에 집착해서 하는 행동에는 기대에 준하는 결과가 따르게 되는 것이 인과법이다. 좋은 일을 하면 좋은 결과가 오고, 나쁜 행동을 하면 나쁜 결과가 오는 것이다. 이런 기대로 인한 행동에 따른 복을 유루복(有漏福), 즉 복이 샌다는 말이다. 천당에 있다가도 복이 다 새고 나면 지옥으로 떨어질 수도 있는, 즉 윤회의 틀 안에서 돌고 도는 복을 말한다.
좋은 마음을 내어 어려운 상황의 친지를 도와준 일로 처음에는 선행에 대해 칭찬을 받기도 했다. 하지만 그 친지가 잘 되어 사회적으로 크게 성공을 했는데도 나에게 고맙다는 인사도 하지 않고 모른 척한다면 이제는 칭찬받을 때의 그 즐거움이 도리어 섭섭함을 넘어 배신감의 고통으로 돌아올 수도 있기 때문에 탄탄한 복이 아니라 밑빠진 독에 물 새듯이 복이 새어나가기 때문이다. 착한 일은 만 원어치 해놓고 백만 원의 복을 바라기 때문에 지은 복보다 더많은 이익을 구하므로 해서 재앙을 초래하게 되는 것이다.
부모가 자식을 키우듯 아무 보상을 기대하지 않고 베푼다면 베품의 재미와 기쁨만 누릴 뿐 상대가 나에게 보답을 하는가의 여부와 관계없이 어떤 고통도 나에게 돌아오지 않을 것이다. 키워놓은 자식이 효도하지 않아도 이미 키우는 과정에서 많은 기쁨을 누렸기에 이제는 그 자식이 자신의 가족들을 잘 건사하는 것만으로도 다행이라 생각하게 된다. 만약 자식이 효도를 하면 효도를 베푸는 아름다운 마음에 진심으로 감사하게 고맙게 여길 수 있게 된다.
부모는 자식이 자랄 때까지 받은 즐거움으로 큰 보상을 받았기에 그 동안 베푼 행위에 대해 아무른 기대가 남지 않는다. 보답이 있으면 또 그것으로 새로운 시작이 되는 것이고, 없으면 그것으로 끝난다. 자식에게는 '베풀었다'는 생각을 끊듯이, 기대함이 없이 보시를 하는 것은 동서남북 상하의 모든 허공을 보석으로 가득 채우고도 남을 만큼 공덕이 있다고 말씀을 하신다.
수입보다 지출이 많으면 현재의 기쁨 뒤에는 아무리 부자라도 미래에는 빚더미 올라갈 수도 있지만, 셈이 없기 때문에 어떤 형상에도 집착하기 않으며, 기대하는 마음이 없기 때문에 빚이 따르지 않는 무루복(無漏福), 즉 절대로 새지 않는 복을 받게 된다. 인연이 시작되서 기쁘고 끝나서 슬플 수는 있지만, 그 인연에 매달려서 그 감정 때문에 고통받지 말라는 말씀이다. 즉 내가 주인다워야 그만큼 자유로울 수가 있다는 이치다. 세상의 모든 것이 결국에는 불만족으로 끝날 수 밖에 없기 때문에 물질적인 집착으로 괴로워하지 말라는 것이지 부유하고 행복하게 살기를 바라지 말라는 것이 아니다. 돈이나 재물에 자신을 팔고 주객이 전도된 삶을 살지 말고, 내가 맡은 일에 최선을 다해 근면하게 살아가되 그렇다고 빈곤하게 살지는 말라는 말씀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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