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귀절 금강경 4-1]4장. 집착이 없는 미묘한 행동: 항상 타산하며 사는 삶
우리는 말로는 매사에 이해득실을 따지는 타산적이라는 말을 듣기를 좋아하지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항상 타산적인 삶을 살아갈 수 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다. 인간관계가 밀접하거나 사이가 가까울수록 서로에게 너무 많은 것을 기대하고 물질적인 것보다 비물질적인 타산이 원인인 경우가 많다. 상대에게 기대감을 크게 걸어두면 걸어둘수록 내가 받는 기쁨도 크겠지만, 괴로움도 커진다. 모르는 사람 사이에는 아무런 이해관계가 없기 때문에 서로에게 부족한 점이 있다 하더라도 불편한 점은 있을지 모르지만 괴로워할 일은 없다.
타산하는 것이 욕망하는 것이고, 욕망이 강해지면 집착이 된다. 부부 간에 살면서 이런 점은 좋은데 저런 점은 안좋아 하면서 바꾸기를 요구하는 것이 갈등의 원인이 된다. 그런데 그냥 상대의 안좋은 점도 좋은 점처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면 상대와 하나가 될 수 있다. 그것이 상대를 구제하는 가장 좋은 방법이다. 너와 나를 구분하면 구속이 생기지만, 한 몸이 되면 구속은 없어지고 자유를 얻게 된다는 말이다. 즉 기대함이 없이 보시하는 것이 바로 이렇게 나의 할 바만 다하는 것으로 끝낸다는 말이 된다.
그것이 나의 삶을 행복하게 만들고 나의 괴로움을 소멸하는 길이기도 하다. 상대로부터 상처받고 그런 삶 자체가 불행하게 생각될 때는 생각을 바꾸어 상대의 겉모습이 아니라 마음 속으로 들어가보자. 서운한 내 마음보다 상대의 마음도 답답하고 더 당황하거나 아파하고 있을 것이다. 그러면 내 마음의 아픔이 사라지게 된다. 상대가 내 앞에 고개 숙이고 사과하기를 바라는 마음이 내 속에 있는 한 상대와 나를 분리하는 마음 때문에 괴로움의 번뇌가 끊어질 수 없다.
바라는 마음이 없으면, 도무지 상대의 행동에 의해 나의 희노애락이 결정될 일이 없다. 사장과 사원의 관계에서 사장은 자기가 결정하고 사원에게 무언가를 준다. 사원은 좋은 것 많이 받으려고 사장만 바라보고 근무한다. 모든 것이 사장에 의해 결정된다. 그런데 만약 내가 남에게 베풀고 살다보면 내가 사장이 되는 것과 같다. 의지하고 사는 자세를 버려야하는 이유다.
내가 구제 받으려 하지 말고 남을 구제하려 하는, 즉 남의 짐을 덜어주겠다는 마음을 내자. 상대의 편에서 상대를 이해하고 상대가 바라는 바를 해결 해주자. 상대가 바림직한 방향으로 변화한다 하더라도 그것을 보고, 내가 이렇게 했더니 상대가 저렇게 되는구나 하면서 내가 했다는 마음을 쫓아가면, 다시 거기에 어떤 바라는 마음이 자동으로 일어나고, 그렇게 바라는 마음을 내면 또 새로운 원망이 생겨나게 되는 것이 인생이다. 그래서 보시는 하되 기대하는 마음을 가지지 말라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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