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귀절 금강경 4-1]4장. 집착이 없는 미묘한 행동: 마음에 머무름이 없이
3장 대승정종분에서는 수행하는 마음 자세를 어떻게 해야 보상을 바라지 않고 진정한 나의 본성에 다가가기 위한 깨달음의 마음을 낼 수 있는가?라는 질문에, 수행을 통해 깨달음을 얻기 위해서는 "마음 속에 어떤 형상을 만들지 말고, 모든 사람을 구제하겠다는 마음"을 내라는 가르침이었다. 4장의 묘행무주분은 깨달음을 위해 낸 마음을 어떻게 잘 유지해나갈 것인가에 대한 질문에 "집착하지 마라"는 해답을 주고 있다.
중생들이 절에 가면 불전함에 시주하면서 엄청난 복이 되어 돌아오길 마음 속으로 바란다. 나는 예전의 마음대로 나의 복보다는 스님들이 공부하시는 데 도움이 되어 빨리 깨달음을 얻어 더 많은 중생들을 구제해 주시길 발원한다. 그런 마음의 기운이 되지 않으면 아예 시주를 하지 않고 삼배만 하고 나온다. 수행이란 처지나 시기에 괸계없이 바로 지금 여기 이 자리에서 하는 것이다. 때와 장소를 분별하는 것은 이미 마음에 기대하는 바가 있으므로 수행이 아니다.
등산하거나 지하도를 지나다 만나는 거리에서 탁발하고 있는 스님들도 그 탁발의 목적이 최소한의 생명유지 이상의 과도한 시주이기 때문에 진정한 수행자가 아니다. 그렇다고 보시까지 하지 마라는 말이 아니다. 보시를 하되 '좋은 일'이라는 집착함이나 경계에 이끌려 일어나는 마음이나 그런 상태에 머문 바가 없이 보시하라는 것이다. 세상은 타산적이어서 그런 관점에서 보면 대부분의 사랑도 서로를 얽어매는 밧줄이 되지만, 밧줄을 끊어버릴 것이 아니라 더 강하게 조이면 분리된 것이 아니라 오히려 한 몸이 될 수 있으므로 더 큰 자유를 얻게 된다.
부부가 한 평생을 한 집에서 함께 살거나 부모가 자식을 낳아 키우면서, 정말 어떤 기대심이나 보상에 대한 집착도 없이 사랑하고 배려했다면 어떤 상황이 있더라도 '내가 너를 어떻게 키웠는데, 어찌 나한테 이렇게 할 수 있나?"라는 마음은 일어나지 않을 것이다. 상대에게 나의 이해관계를 많이 걸으두면 걸어둘수록 상대의 행동에 따라 나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나의 마음이 춤추게 되고, 그 때문에 울고 웃게 된다.
바라는 마음이 없으면 서운한 마음이 일어나지 않고, 얻으려는 마음이 없으면 빌어야 할 일도 없다. 서운한 마음이나 빌어야 할 일이 없으므로 모든 것으로부터 자유롭다. 바라는 마음은, 그 결과가 기대에 부응하지 못하면 서운하고, 나아가 원망하게 된다. 바라는 마음이 있으면, 소가 코뚜레에 뚫여 당기는 대로 끌려 다니는 것처럼 그에 매여 있게 되는 결과를 초래하게 된다. 기대함이 없이 보시한다는 것은 순수한 사랑으로 그냥 베풀고 나의 할 바만 다한 것으로 끝낸다는 이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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