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귀절 금강경 4-5]4장. 집착이 없는 미묘한 행동: 끝이 없는 보살의 사랑...
살아가면서 인간관계에서 생기는 미움이나 원망은 모두 나의 욕심에서 시작된다. 내가 너를 사랑했으니 너도 나만큼 나를 사랑해야 한다는 마음 그 자체가 바로 나의 욕심이라는 말이다. 모든 사람이 자신의 마음에 들면 좋아하고, 마음에 어긋나면 미워하게 되는 것도 그 바탕은 똑같다. 반면에 보살의 사랑은 자신의 욕심을 기준으로 좌우되는 것이 아니다. 언제나 한결같아서 상대가 어떻게 나오는가는 마음에 걸림이 되지 않으며, 베품에 눈치를 볼 필요도 없다. 사랑하고 베푸는 그 자체에서 이미 충분히 기쁨과 행복을 느끼고 누릴 수 있기 때문이다.
인생이라는 것이 맨손으로 왔다가 맨손으로 가는 것이란 사실을 이해하면 가난한 사람에게는 필요한 것을 나누어주고, 마음이 빈곤한 사람에게는 진리의 말로써 용기와 올바른 길을 제시해 주며, 모든 중생들이 마음의 평안을 누릴 수 있게 하는 것이 진정한 보시라 하겠다. 보시는 불자가 스스로의 깨달음을 얻는 수행의 결실과 함께 구제받지 못한 세상의 모든 대상들을 구제해 준다는 이타적 서원(誓願)에 그 근거를 두고 있다.
올바른 보시는 주객이 분리된 입장에서 만들어지는 의도가 아니라 분별을 초월한 경지에서 현실사회 속에서 자비로써 시행되는 사회에 대한 봉사활동 전체를 의미한다. 누구든지 구하는 사람이 있으면 능력에 따라서 재물을 베풀고, 스스로 인색하고 탐욕한 생각을 버려서 구하러 온 사람이 기쁨을 얻어갈 수 있게 하고, 지혜를 구하는 사람에게는 아는 대로 좋은 방편을 써서 이야기해 주되, 명예나 이익이나 존경을 받기 위해서가 아니라, 오직 수행상의 이익과 다른 사람의 구원을 위해 도움을 줄 수 있기를 염원하며, 어떤 사람이 재산상 손실을 입거나 어려운 일로 불안과 위험에 놓여 있을 때 자기가 스스로 그 어려움을 감당하면서 그를 공포 속에서 구출해 평화와 안전을 베풀어 주는 행위들이다.
부모 자식간의 사이도 엄연히 나와 남의 관계다. 내가 자식이라 각별히 생각하니까 "내리사랑"이라는 관심과 집착이 생겨나게 되는 것이다. 이 또한 나의 욕심의 일환이 아니고 무엇이랴! "내 배 아프면서 낳은 자식"도 자식이지만, "가슴으로 품어 키운 자식"도 똑같은 자식이라는 것도 "내리사랑"이며, 이것도 내가 투자한 것에 대한 막연한 보상이라는 기대심리가 저변에 깔려있다. 자식을 남이라 생각하면, 자식이 용돈이라도 주면 길가던 낯선 사람이 나에게 공돈을 주는데 액수에 관계없이 얼마나 감사하고 고마운 마음이 일어날 것인가?
혼자 힘으로 어렵게 키운 자식의 행복한 미래를 기원하고 자신은 자신대로의 새로운 삶을 찾아 길을 떠나는 어머니의 힘찬 걸음걸이처럼 마음에 걸림이 없으면 그 어떤 차별도 세상에 있을 수 없다. 가난하면 몸으로 봉사할 수 있고, 돈있으면 성금으로 보시할 수 있는 것처럼 베품에 있어서도 차별이 있을 수 없다. 우리가 지금 사랑이라고 생각하고 있는 것이 이처럼 진정한 사랑인지 다시 한번 스스로의 마음을 가만히 들여다 보자. 불교가 금광산이라면 무주상보시가 바로 금맥이다. 마음에 머무르지 않는 금맥을 찾아보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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