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귀절 금강경 4-3]4장. 집착이 없는 미묘한 행동: 공든 탑이 무너진다.
내가 어릴 때 동생 둘(지금 부산에 있는 작은 아버지와 고모) 모두 업어 주고 똥 치우고 밥 먹이고 키웠다. 그렇다고 동생들에게 더 관심을 가지고 학교나 취업 등 도와줄 일이 있으면 도와주려고 노력했지 무언가 받기를 기대하거나 바란 적이 전혀 없다. 7월 말에 사법연수원생인 남편측 시부모의 무리한 혼수 요구로 갈등을 겪다가 같은 사법연수원생인 여성이 목을 매 숨진 사고가 났다. 내가 우리 아들을 잘 키웠으니까 충분히 요구할 자격이 있다'는 시부모 측의 제삿밥에만 관심을 가진 이기적 생각 때문이다. 부처님께서 '중생을 구제했다’고 하면 다시 바라는 마음이 생기게 되고 그 마음은 새로운 괴로움을 잉태하게 된다는 말씀이 이 말이다.
흥부전에는 흥부가 제비 다리 하나 고쳐주고 큰 복을 받게 된다. 그것을 본 놀부가 억지로 제비 새끼 다리를 부르뜨렸다가 다시 고쳐주고 큰 화를 당한다. 얼핏 보면 흥부는 작은 노력으로 큰 소득을 얻은 반면, 놀부는 반대로 큰 손실을 입은 것처럼 너무 과도한 대비로 보인다. 그러나 본질을 보면 다르다. 비록 작은 행위일 지라도 바라는 마음이 없이 베푸는 것이야말로 참으로 소중한 가치임을 일깨우고 있다. 이런 마음은 꼭 보시에만 제한되는 것이 아니라, 삶의 모든 순간에 마음을 낼 때는 어떠한 집착함도 없어야 하는 것이다.
"재주는 곰이 넘고 돈은 주인이 받는다"는 속담처럼, 근로자는 고생만 하고 이익은 주주들만 갖는다는 잘못된 생각에 사로잡혀 모든 것을 갑과 을의 이분법적 접근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원망하고 불평하는 마음으로 불행한 삶을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이 있다. 물론 흥부처럼 현상적인 복은 오지 않을 수도 있다. 그러나 기대하는 마음이 조금도 없었다면 그저 잊어버리면 그 뿐이다. 속상해질 일이 없기에 그 또한 복이라면 큰 복일 수 있다.
작거나 큰 일 관계없이 이런저런 기대감을 갖고 공을 들이기 때문에 복이 와도 만족스럽지 못하고, 기대가 충족되지 않으면 공든 탑이 무너지는 듯한 절망감에 쉽사리 빠지게 되는 것이다. 그래서 부처님께서는 모름지기 기대하거나 집착하는 마음이 없이 공을 들이면 그 복은 금강석과 같이 무량하게, 탄탄하게 세워짐을 말씀하시고 계신다. 이것이 무주상보시의 기본 원리이다. 빚을 갚을 때 통상 돈을 빌려준 사람에게 고맙다고 인사를 전한다. 상대가 나를 칭찬해줄 일도 없고 나한테 감사할 일은 더욱 없는데도 당연한 일인 듯 받아들인다. 이런 빋갚는 사람의 마음 자세가 바로 무주상보시다.
살다보면 좋은 일 해놓고 뺨을 맞거나 의가 상하거나 심지어 원수처럼 갈라지는 경우가 있다. '내가 베풀었으니까 나에게 뭔가 돌아오는 것이 있겠지?'하는 기대감, 바로 집착 때문이다. 기대감은 가까울수록, 믿는 마음이 강할수록 더 큰 고통이 되어 돌아오며, 통상 실망에서 끝나지 않고 온다. 원망과 미움으로 발전하게 된다. 가난하거나 필요한 사람들에게 '원래 당신 것이니 마음대로 가져 가세요!'라는 마음으로 받는 사람에게 감사하며 보시하며, '그래 좋다, 내가 통 크게 양보하지!'라 생각하고 나의 기쁨을 이해 양보하고 베풀어야 진정한 보시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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