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는 우리나라가 일본으로부터 광복된 것을 기념하고, 일제 식민지 체제로부터의 독립을 위해 헌신한 독립지사들의 고난과 국가에 대한 충성심을 기리고, 자유 민주주의 국가의 정체성을 확인하는 광복절 기념일이었다.
일본에서는 아직도 무고한 어린 소녀들을 감언이설로 속여 끌고가 일본군의 성노예로 착취한 극악무도한 위법행위에 대해 진정어린 사과는 고사하고 그런 사실의 인정 자체를 하지 않고 있다. 이런 후안무치한 일이 공공연히 일어나는 곳은 세상 첮지에 일본 밖에 없을 것이다.
여러가지 나름의 말 못할 이유들이야 있겠지만, 한 마디로 "조폭은 조폭의 방식으로 산다."는 말 밖에 생각나지 않는다. 그런 사람들에게 선비 같은 우리의 참한 인성이 섞여 혼탁해질까 심히 손가락질도 하기가 선뜻 내키지 않는다. 글로벌 시대를 사는 선비의 생활모습은 어떠해야 할까"?
공자의 가르침을 묶은 책인 '논어'에 볼 때에는 밝고 바르게 보고, 말을 들을 때에는 총명하게 핵심을 듣고, 표정은 온순하고, 태도는 공손하고, 말은 정성을 담아 하고, 사람을 대할 때는상대를 공경하고, 의심이 날 때는 질문하고, 화를 참고, 재물을 얻을 때에는 의리에 맞는지 생각한 후에 행동하라는 사회생활의 몸가짐에 대한 성찰의 기준이 제시되고 있다.
공자가 “내가 종일 먹지 않고 밤새도록 자지 않고 생각해도 이익이 없는지라, 배우는 것만 못하더라.”고 한 말이 생각만 하고 배우지 않는 사람을 위해 한 말이라면, 배움은 생각을 바르게 하려는 수단인데도 널리 배운 사람으로서 생각없이 행동하는 사람을 위해 경각심을 깨우치려는 목적으로 9가지 지침(구사, 九思)이다. 이들 아홉 가지 생각 중에서 앞의 네 개는 개인적인 측면에 관한 것이고, 뒤의 다섯 개는 사회적 인간관계의 측면에서 말한 것이다.
첫째, 항상 눈에 가림이 없이 밝게 볼 것[視思明]. 사물을 볼 때 선입관을 가지지 않고 분명하게 볼 줄 알아야 한다. 지금 보고 있는 것을 있는 그대로 가감없이 뚜렷이 보고 있는가를 생각해야 한다는 말이다.
둘째, 항상 소리를 똑똑하게 들을 것[聽思聰]. 무슨 말을 들을 때는 말 뜻을 총명하게 들어야지 듣는 둥 마는 둥 흘려들으면서 전체 뜻을 어지럽히고 있지 않는지 생각해야 한다는 말이다.
셋째, 항상 온화하여 성낸 빛이 없도록 할 것[色思溫]. 말을 할 때는 농담이나 무책임한 말이 아니라 충실하게 내용을 잘 전달하고 있는지 생각해야 한다는 말이다.
넷째, 항상 외모를 단정히 할 것[貌思恭]. 언제나 얼굴 표정을 온화하고 편안하게 가져야지, 얼굴에 찬바람이 불거나 나쁜 인상을 주고 있지는 않는지 생각해야 한다는 말이다.
다섯째, 항상 믿음이 있는 말만 할 것[言思忠]. 무례하거나 저돌적인 행동을 지양하고 외모와 용모가 남을 공경하는 예절을 지켜 믿음을 주고 있는지 생각해야 한다는 말이다.
여섯째, 항상 일을 공경하고 삼갈 것[事思敬]. 무례한 행동은 화를 부르기 때문에 사회생활에서는 항상 남을 공경스러운 자세로 받들고 있는지 생각해야 한다는 말이다.
일곱째, 항상 의심쩍은 일은 선각(先覺)에게 물어 알 것[疑思問]. 모든 일에서 의심이 날 때는 다른 사람들에게 물어 좋은 의견을 받아들이고 있는지 생각해야 한다는 말이다.
여덟째, 항상 분한 일이 있을 때는 사리(事理)를 따져서 참을 것[忿思難]. 분한 일을 당해도 경솔하거나 즉흥적으로 반응하면 그것이 화가 되고 재난을 입을 수 있으므로 냉철하게 생각해야 한다는 말이다.
아홉째, 항상 재물(財物)을 얻게 될 때 의(義)와 이(利)를 구분하여 취사(取捨)를 가릴 것[見得思義]. 이익을 보고 덥석 물었다가 화를 입을 수 있으므로 그 이득이 정의로운 것인지 살펴 냉정하게 생각해야 한다는 말이다.
이이(李珥)는 저서 '격몽요결(擊蒙要訣)'에서 개인의 학문을 발전시키고 뜻을 더하는 데는 위에 소개한 구사보다 더 절실한 것이 없다고 했다. 이들 가운데 가장 핵심이 되는 것이 시사명(視思明)과 청사총(聽思聰)이다. 보는 것이 밝지 않고 듣는 것이 총명하지 못하면, 옳고 그른 것을 분별할 수 없어서 나머지 일곱 가지의 생각을 객관적으로 생각할 수 없는 것이다. 객관적 사고의 장애는 기질에 의해 얽매이게 되고, 사욕에 의해 구속되고, 참소와 사특함에 의해 가려지는 것이니, 보는 것이 밝고 듣는 것이 총명하려면 반드시 이들 사고의 장애물을 먼저 제거하여야 한다.
일본이 공자가 말한 구사에 맞는 글로벌 선비의 행동을 하기 위해서는 자기만 최고로 착각하는 섬나라 기질을 벗어 던지고, 이기적인 욕심을 끊어 버리며, 죄없는 위안부들의 명예를 헐뜯는 것을 당장 중단하고, 숨기고 있는 거짓과 과거의 비행들을 낱낱히 세상에 밝히고 스스로 자신에게 뿐만 아니라 자손 만대에 떳떳해 질 수 있는 글로벌한 규범에 맞는 행동의 실천이 우선되어야 한다.
글로벌 사회의 저력도 변함없이 사람과 시스템(사상)에서 나온다. 옛 것을 지키면서 거기서 새로운 것을 창조하는 사람들이 모여 인간의 존엄성이 평등하게 인정받고 보장되는 사상을 구현하는 세상에서는 밝은 것을 보지 못하고 옳은 이야기를 듣지 못하는 사람들은 설 자리가 없어질 수 밖에 없다. 경솔하고 경망스러운 일본 정치인들의 행동이 걱정이 되는 이유다.
21세기를 사는 사회적 가치는 양심, 정의, 공정, 책임, 배려, 신뢰 등으로 구성되는 도덕과 미덕이고, 이것이 글로벌 파트너 정신의 핵심가치이기도 하다. 시대를 관통하여 여전히 우리에게 사회 공동체적 진리를 전해주고 있는 공자의 구사에 맞는 선진국 일본의 자기 주도적 변화를 기대해본다.
오늘도 즐겁고 건강한 하루 만드시길 빕니다. 이동윤 드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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