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뜨거운 날씨와 그런 비정상적인 상황에 적응하느라 피곤한 몸의 처진 컨디션 때문에 대부분 사람들이 외부 자극에 매우 예민해진 상태다. 나와 생각이 다르다는 이유로 보통 때에 비해 더 자주 화를 내거나 언쟁을 벌이게 되는 것도 예민해진 몸탓이다.
어떤 사람이 자신이 옳다고 생각하는 곳에 돈을 기부한다면, 그 사람에게는 그 돈을 쓸 권리가 있다고 생각할 수 있다. 돈 대신에 필요하지 않은 다른 물건을 기부한다면, 그것은 도움을 받는 사람에게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 이기적인 행위일 뿐이다.
도움을 준다는 것은 받는 사람의 입장에서 무엇이 도움이 될지를 생각해야지 나의 입장에서 생각해서는 안되는 것이 당연하다. 자동차를 탈 때 안전띠를 매거나 자전거를 탈 때 헬멧을 쓰는 것은 내 입장에서 생각할 일이 아니다. 그런 일들이 개인적 삶과 사회적 풍요에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서로에게 필요한 도움을 주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모두들 알고 있지만, 비용과 효용에 대해 다르게 생각하고 평가하기 때문에 갈등이 일어난다. 생명과 관련된 안전 수단을 감히 돈으로 비교한다는 것이 말이 안된다고 주장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세상에 공짜 점심은 없다는 말처럼 더 안전해지기 위해서는 또 다른 뭔가를 희생해야 한다.
평소에 진료실에서 운동하다 다친 사람만 진료하는 운동하지 않는 의사는 모든 환자에게 운동을 하지 말라고 신신당부한다. 그러나 그(녀)도 운동을 시작하게 되면, 운동이 관절이나 근육, 혹은 힘줄을 해치는 흉기가 아니라 오히려 강화시켜 주는 가장 멋진 도구라는 사실을 이해하게 된다.
자동차 에어백이 생명을 구하기도 하지만, 상하게 할 수도 있다. 어떻게 사용하는가에 따라 비용과 효용의 가치가 결정된다. 마찬가지로 운전 중에 안전벨트를 착용하는 것이 비용보다는 효용측면에서 더 안전하기 때문이다.
누구나 적절한 판단이나 선택에서 실수할 수는 있지만, 살아가면서 생각보다 훨씬 실수를 덜하고 있다는 사실을 느끼게 된다. 스스로 선택하고 선택한 결과에 대해 책임을 지는 것이 인생살이다. 실수를 하면서 하나 하나 더 안전한 삶의 방식을 배워나가기 때문이다.
백 퍼센트 안전한 삶은 일을 수 없지만, 더욱 중요한 점은 그런 삶은 재미가 없다는 것이다. 또 미래를 예측하고, 나 자신의 비용과 편익을 분석하여 어떤 삶의 방식을 선택하는 것은 우리가 인간이기에 가능한 요소다. 북한에서 자행되는 것처럼 사상이 불온하다고 어떤 사람을 사회에서 제거를 한다는 것은 자유 민주주의 사회에서는 그 사람의 미래의 선택권을 무시하는 것일 뿐 아니라 위험을 감수하는 도전행위를 원천적으로 봉쇄하는 일이다.
사회에서 미성년자들은 자신의 행동이 가져올 결과에 대해 잘 알지 못하기 때문에 어른들과 다르게 대우를 받지만, 만약 어른을 미성년자처럼 대한다면 불확실한 상황에서 의사를 결정할 수 있는 개인의 존엄성이 손상을 입게 된다.
병원비를 낼 형편이 안되는 의료비를 지원하는 것은 아름다운 사회복지 활동이 될 수 있지만, 그것을 핑계로 그 사람의 삶의 방식까지 강요하는 것은 그를 해치는 일이다. 도움은 도움을 받는 사람의 입장을 있는 그대로 받아 들여서 도와주는 것으로 끝내야 한다.
오늘도 즐겁고 건강한 한 주 시작하시길 바랍니다. 이동윤 드림 |
다음글 : 
이전글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