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귀절 금강경 5-4]5분.이치대로 실상을 있는 그대로 보자: 바라는 마음이 없으면 자유로워진다.
나는 매일 아침 출근하면서 습관적으로 하는 서원이 있다. "나에게 맡겨진 책임과 임무를 다할 수 있도록 지혜와 힘과 용기를 내겠습니다. 교만하지 않는 마음을 지키겠습니다. 훌륭한 동네의사가 되겠습니다." 어릴 때부터 내 마음 속에는 항상 사회에 대한 불만이 있었던 것같다. 그런 불만을 긍정적으로 바꿔준 계기가 바로 불교 공부를 하면서다. 내가 생각하는 만큼 나 스스로가 먼저 변해야 하고, 생각하는 것은 행동으로 실천해야 한다는 것을 배우면서다.
내가 바르면 되는 것이지 다른 것은 중요하지 않다. 내 생각으로 남을 위하는 것이 아니라 남의 시각으로 남을 위하는 행동을 해야 한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내 생각'이라는 상에 집착해서는 그것이 하나의 상이라는 것을 모르게 된다. 그것이 아집이다. 내가 상에 집착했음을 알고, 그런 사로잡힌 생각에서 벗어날 때, 내 방식대로 세상을 바라보고 행동하며 사는 것이 사람들에게 얼마나 큰 불편과 고통을 주는 것인지 깨닫게 된다.
상을 떠나 집착을 버리고 세상사람들에게 봉사하겠다는 원력으로 매사를 대하면 결국 몸에 그림자가 따르듯 공덕이 뒤따르고 세상살이의 실타레가 하나씩 하나씩 저절로 풀려가게 된다. 결코 세력을 형성하거나 과도한 이익을 추구하는 것이어서는 안되지만, 좋은 일을 할 때도 늘 자신을 돌아보며 경계하고 참회하며 살아가야 진실된 삶을 살 수 있는 이유다.
상을 버리면 인과의 도리가 끊어지고 손익의 계산이 끊기므로 업을 짓지 않게 되기 때문에 두려움이 없어지게 된다. 인생은 스스로의 수행을 통해 지혜를 쌓아가는 과정이다. 나 스스로가 내 인생의 주인이 된다는 말은 스승의 강의를 앉아 듣기만 하는 학생의 방관자적인 입장이 아니라 강의 내용을 밤새워 자기 스스로의 공부를 통해 실력을 쌓아가는 스승의 자세여야 한다는 의미다.
바라는 마음이 있으면 거기에 매여 있게 되는 결과를 초래하게 된다. 바라는 마음 때문에 결과가 기대에 부응하지 않으면 서운해지고 원망하는 마음이 생긴다. 불전함에 시주하면서 엄청난 복이 되어 돌아오길 바라지만, 이것도 윤회의 씨앗을 심는 행위이다. 바라는 마음이 없으면 서운한 마음이 일어나지 않고, 얻으려는 마음이 없어면 빌어야 할 일도 없고, 빌어야 할 일이 없으면 모든 것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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