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귀절 금강경 5-3]5분.이치대로 실상을 있는 그대로 보자: 존경의 대상은?
부모나 스승을 존경한다고 할 때, 그 분들의 모습, 즉 육체적 형상을 존경하는 것일까? 아니면 생각이나 뜻, 혹은 행동을 존경한다는 것일까? 부처님은 살아있는 부처님의 육신을 경배하는 것을 부정하셨다. 육신은 곧 썩어 허물어질 존재이므로 자신의 가르침, 즉 육신의 허망함을 알고 내 스스로가 바로 내 인생의 주인임을 알아 그 속에서 인생의 진정한 행복과 진리를 찾아야 한다는 것을 가르치고 있다.
부처라는 어떤 존재적 형상에 의지하고 종속되어 나의 주체성을 잊어버린 채 찾지 않고 있는 것을 항상 깨우치고 있다. 부처님이라는 육신을 경배하는 것이 아니라 부처님의 깨달음의 지혜를 흠모하고 존경하라는 말이다. 나도 스스로 깨달음을 얻어 부모나 스승처럼 되겠다는 원력을 세워야 배움의 목표를 잃어버리지 않고, 또한 외적인 형상에 끄달리지 않게 된다.
깨달음을 이룬다는 말은 행복이 다른 사람에게 인정받고 검증받는 것에 있는 것이 아님을 스스로 인정하고 검증받는 것이다. 나는 어릴 때 세상에 대한 저항의 표시로 머리 가르마를 오른 쪽으로 타고 시계도 오른쪽 손목에 찼다. 왜 그랬을까? 바로 이것이 '나'라는 (형)상에 이끌리는 것이다. 어떤 사람의 외모나 목소리, 의복과 행동이 그 사람을 나타내는 것이 아니다. 형상에 이끌리지 말고 그 사람의 생각과 의지를 바로 바라보려고 노력해야 한다는 말이다.
자신을 버리고 오직 자식의 건강과 안전함만을 생각하며 어린 아이를 돌보는 어머니의 모습에서 훌륭한 세상살이의 가르침을 얻을 수도 있다. 어떤 상에 얽매이지 않으면 깨달음을 얻을 수 있다. 부처는 눈으로 보이는 신체적 특징이 아니라 부처님께서 고행을 통해 깨달으신 지혜를 의미하기 때문에 나도 그런 깨달음을 얻어 마음의 문이 열리면 부처님과 똑같이 되는 것이다. 부처와 마주보고 있더라도 내가 스스로의 주인이 되지 못하면 그것은 부처와 함께 있는 것이 아니라는 의미다.
사람이 살아가는 것이 다양한 것은 분명 인과가 존재하기 때문이지만, 그것이 선한 행동과 악한 행동의 과보는 아니다. 그것을 좋거나 나쁘게 바라보는 나의 가치관에 따른 분별심이 마치 과보인양 느끼게 하고 있다. 이것 또한 상에 이끌리는 탓이다. '내 것'이라는 상에 집착하기 때문이다. 집착은 일시적으로는 나 자신을 만족스럽게 만들지는 모르지만 장기적으로 나와 상대를 모두 고통스럽게 만든다. 반면에 원력은 비록 지금 수행이 부족하여 마음이 불편하지만, 원력을 실천하는 과정 속에서 나와 상대, 주변사람들까지 모두 이롭게 할 수 있다. 나를 기준으로 평가하지 말고 상대와 주변을 기준으로 나를 판단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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