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9세의 어르신 한 분이 좌측 어깨와 목 부위에 심한 대상포진으로 거의 탈진 상태에서 진료실을 방문하여 서울성모병원 응급실로 전원하였는데 다 낫지 않은 상태에서 퇴원하여 다시 외과 전문병원으로 보내 입원시켜드렸다.
인생의 시작은 항상 꿈에 부풀고 활력이 황성했던 젊음의 날들의 삶이다. 세상에 영원한 것이 없듯이 좋은 날은 오래 가지 않고 모든 것이 변화하고 몸도 마음도 내리막길을 걷게 된다. 삶이 있고 죽음이 있으며, 삶의 끝이 죽음이다.
삶과 죽음은 별개의 것이 아니라 일단 태어난 것은 모두 늙고 병들어 죽어 흔적없이 사라지는 생노병사와 생주이멸의 점진적인 소멸의 과정의 연장선상에 있는 하나의 통과지점이다.
희망에 들뜬 20대에서 3,40년 왕성하게 꿈을 펼치다가 소멸의 6,70대가 서서히 다가오면 높이 솟았던 불길이 가라앉듯 삶도 하향곡선을 그리다 소멸의 후반부에 있는 죽음을 피할 수 없게 된다.
죽음은 과거, 현재 그리고 미래가 있던 삶의 순환에서 미래가 안전하게 완전히 분리된 사건이며, 노화와 질병을 통해 죽음의 과정을 통해 세상에서 소멸되는 변하지 않는 자연의 법칙을 따르고 있다.
노화는 수많은 다른 얼굴로 수많은 예고를 계속하며 바닷물이 모래사장에 스며들듯 스멀스멀 목줄을 죄어 온다. 20대 때의 단단하고 당당하던 몸은 서서히 바람빠진 풍선처럼 힘없이 물렁물렁 내려앉고 있다.
나이 드신 수많은 사람들과 질병에 걸리거나 사고를 당한 젊은이들에서 죽음에 대한 공포와 혼란을 보게 된다. 죽음에 다가간다는 것은 내 마음과 정신이 깃들어 살고 있는 신체라는 집를 잃어가는 과정이다.
40대 들어서면서 몸의 집인 신체 곳곳에서 비정상적인 변화들이 감지되면서 집을 고치면서 살아야되겠다는 각성이 시작되고 그 방법으로 운동을 선택하고 달리기 신발을 찾는 것도 일종의 건강에 대한 위기의식에서 나온 정상적인 대응이다.
열심히 하면 성취가능한 합리적인 주간 목표를 정하고 달리는 노력을 통해 실제로 목표거리를 성취하는 장거리 달리기의 희열은 셋방살이를 하다가 내 집을 사서 이사온 날의 느낌이지만, 그것으로 끝이다. 다시 다른 목표가 생기기 때문이다.
인생살이에서 어떤 가치있는 성취도 그것에 도달하는 순간 의미를 상실하게 되기 때문에 성취가 목표가 될 수 없다. 성취가 목표가 아니라 성취의 과정에서 내 몸안에서 일어나는 변화를 위해 열심히 달려가는 것이다.
오늘도 즐겁고 건강한 한 주 시작하시기 바랍니다. 이동윤 드림 |
다음글 : 
이전글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