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귀절 금강경 6-3]:6분. 올바른 믿음을 즐기자: 여래는 다 알고 있다.
여래는 다 알고 다 본다(如來 悉知悉見)는 말은 선근을 심은 중생은 나중 오백세에도 금강경을 그대로 믿으리란 말이 너무 추상적이고 방편의 말씀인 것만 같다는 생각을 할까봐 "다 본다" 하심으로써 그저 막연한 짐작이 아니라 "다 안다" 하심으로써 눈앞에 보이는 것뿐만이 아님을 확실히 하신 것이다. 부처님은 거짓이 없다. 진실의 상징인 여래의 명예를 걸고 이 사실을 보증한다. 그러므로 의심하지 말고 그저 믿으라는 뜻이다.
불교에서는 세상의 사물을 관찰하는데 4가지 기준이 있다. 이를 사량(四量)이라 하는데, 현량(現量)·비량(比量)·사량(似量)·성언량(聖言量)이 그것이다. 현량(現量)은 눈에 보이는 것, 들리는 것들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으로 소를 보고 소인 줄 아는 것이다. 비량(比量)은 조그마한 단서에 의해 추측하여 아는 것으로 담 넘어 뿔을 보고 그 밑에 소가 있을 줄 짐작하는 것이다.
사량(似量)은 잘못된 추측으로서 현량과 사량 양자의 경우에 다 걸린다. 즉 현량의 경우의 사량일 경우 소를 보고 말인 줄로 생각하는 것으로, 이를 사현량(似現量)이라 하고, 비량인 경우의 사량일 경우 담 넘어 뿔을 보고도 죽순인 것으로 생각하는 것으로, 이를 사비량(似比量)이라 한다. 이들 모두 현상계를 관찰할 때의 일로서 부처님의 말씀이나 그 밖의 다른 성인들의 말씀에 의해 그대로 믿는 경우가 있으니, 이를 성언량(聖言量)이라 한다. 예컨대 극락세계에 연꼿이 있다든가, 지옥세계가 어떻다든가 하는 것은 현량이나 비량으로 알 바가 아니므로 성언량에 의해서 인식해야 한다.
지금 여기에서의 경우도 성언량이다. 즉 오늘날의 세상을 말세라고들 많이 말하고 있지만, 그 중에는 금강경의 말씀을 진실이라고 믿는 자가 있을 것이고, 그 사람은 과거에 많은 선근을 심은 사람임을 성언량에 의해 믿어야 한다는 것이다. 어떤 시대에 태어나도 진실하게 살아가려는 사람은 그 환경에 관계없이 한 마음만 돌이키면 바로 불법에 들 수 있다.
지금의 중생들이 노랗게 말라 비실거리는 잎새 모양을 하고 있어도 불법의 인연을 만나면 조만간 싱싱한 열매를 맺은 수 있음을 손바닥 손금 들여다 보든 들여다 보고 있다. 지금의 삶의 현실이 어떻든 그것은 잠시 궤도를 벗어난 것 뿐이므로 불법의 인연으로, 이 금강경을 공부하는 인연으로 본 궤도를 다시 찾는 첫 걸음을 이미 내디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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