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귀절 금강경 6-5]6분. 올바른 믿음을 즐기자: 진실한 믿음은 한량없는 복덕을 얻는다.
테니스 공으로 벽치기를 할 때, 라켓으로 공을 치면 벽에 맞은 뒤 다시 돌아올 것을 대비하여 으레 라켓에 힘을 조절하면서 다시 맞받아치를 한다. 그처럼 인과법은 지금 친 공이 벽에 맞고 돌아올지 안올지 조금도 의심하지 않은 채 무심의 경지에서 그냥 공을 주고 받을 수 있는 것과 같다. 인과법에 의심을 가지면 나의 행위에 대한 과보가 어떨지에 대해 불안해하고 안절부절 하게 된다. 내가 어떤 선행을 해도 인과법을 100% 믿으면 돌아올 과보가 어떨지 아무런 기대감이 없게 되어 인과로부터 자유로워지게 되는 것이다.
여름 철 마라톤 대회에서 급수대에서 시원한 물을 들이키면 시원한 것은 당연하고 더욱더 힘이 나서 달리기를 즐기게 되지만, 급수에서 물이 떨어져 마시지 못하게 되면 지금까지의 시원한 물을 마실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까지 증폭되어 갈증을 더 심하게 느끼게 되는 이치와 같다. 살아가면서 고통이 닥치더라도 내가 지은 바임을 알고 받으며, 내가 행하는 모든 것이 다 원인을 짓는 일임을 알아 아무 기대감을 가지지 말고 가능한한 선한 인연을 만들며 살아가야 한다는 말이다.
이런 무주상, 무심의 경지가 들어서면 고통이 와도 현실과 나의 생각이 일치가 되므로 그 고통을 달게 받을 수 있어서 현실의 고통과 내가 기대했던 결과의 차이에도 불구하고 극심한 혼란이나 괴로움은 저절로 없어진다. 부처님께서는 이런 무주상의 경지에 들어선 대중들의 공덕과 그들의 진실한 믿음을 칭송하신 것이다. 베풀되 베푼다는 생각없이 보시한다는 것은 물건의 경우 본래 내 것, 네 것이 없음으로 그것이 있어야 할 마땅한 자리로 되돌려 보내는 행위일 뿐이다.
매년 5월 첫 일요일에 개최하는 소아암환우돕기 서울시민마라톤 대회에서 재활용품을 수집하여 헌혈증은 소아암 환우들에게, 의복이나 신발은 도시빈민센타에, 음식은 불우이웃들에게 되돌려주는 행위는 그 물건들이 본래의 필요한 제 자리로 돌아가도록 하는 것, 즉 이것이 진정한 보시의 의미일 것이다. 물건을 제 자리로 되돌리는 것을 보시라 할 때 베푸는 사람도 베푸는 것이 아니며, 또한 받는 사람도 받는 것이 아닐 수 있다. 부처님께서 첫 일곱집에서만 탁발시주를 받으라고 하신 이유도 똑같은 의미일 것이다.
인과를 확실히 믿고 일체의 기대하는 마음이 없으며, 어떤 상에도 걸림이 없고 원망심을 일으키지 않기 때문에 베푸는 사람이나 받는 사람 모두 청정해지며, 그 물건 또한 청정해지는 이치다. 그러기 위해서는 마음에 뭐든 한 생각이라도 일어나는 상을 버려야 한다. 더럽다, 깨끗하다, 옳다, 그르다...이런 '상'이 있으면 마음에 아상 인상 중생상 수자상이 있다는 말이고, 하도 오랫동안 내가 있다고 생각해왔기 때문에 그것이 진실인 줄 알지만, 진실 혹은 진리라는 말은 실제로 어떤 것도 진실일 수 없다. 모두 한 쪽만 본 것이기 때문이다. 진리도 버려야 할 판에 진리 아닌 것이야 두 말할 필요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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