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의 여정은 순환한다. 좋은 때가 있는가 하면 다시 어려운 때도 만나고, 그러다 보면 또 좋은 때를 가지게 된다.
좋을 때는 오만하거나 시건방지지 않도록 겸손하고 삼가함을 잘 지켜야 하고. 어려울 때는 열정과 도전의 용기를 잃지 않도록 꿈을 잘 챙겨야 한다.
어려움에 처한 사람들이 도움을 요청하면 거의 본능적으로 위로의 말과 함께 현실적인 충고부터 하려는 경향들이 많지만, 진짜로 그들에게 감정적이고 도덕적인 힘이 되어주는 유일한 열쇠는 그들의 말을 들어주는 능력이다.
"말하는 것은 지식의 영역이지만, 듣는 것은 지혜의 특권"이라는 말처럼 공유하고자 하는 지식이 아무리 가치있고 도우려는 선의의 마음이 아무리 많더라도 우선 상대가 자신의 경험과 감정과 생각을 공유할 공간과 기회를 만들어주는 것이다.
진료실에서 만나는 환자들의 이야기를 재촉하지 않고 최대한 다 들어주는 것처럼, 어려운 사람이 자신이 하고 싶은 말을 마칠 때까지 끼어들거나 대신 완성해주거나 대답할 말을 먼저 생각하지 않고 그냥 편안하게 들어주자.
다른 사람의 경험과 충고에서 배우며 우리가 개인적으로 성장해가는 것은 맞는 말이지만, 그것은 충고를 받는 사람이 충고를 해주는 사람이 자신과 공감했다고 느껴야만 효과발생이 가능한 일이다.
요즘처럼 인문학적 힐링이 유행하게 되는 와중에는 듣는 사람들을 분발시키는 연설을 하거나 감동적인 메시시를 전달해 사람들을 흥분시킬 수 있는 능력을 카리스마라고 하여 중시하는 경향이 눈에 띈다.
정말 어려운 사람을에게 도움이 되는 것은 나의 말을 전하는 것이 아니라 그들의 말을 들어주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대규모 인문학적 힐링이라는 이름 하에 진행되고 있는 우리의 인문학 트랜드는 일종의 종교행사처럼 아주 효과적이거나 성공적이지 못하다.
개인적인 만남이나 업무상의 협상에서도 가장 중요한 것이 상대의 말을 잘 듣고 그 진심을 제대로 파악해야 나의 진심을 제대로 전달할 수 있듯이 상대의 말을 듣지 않고 자신의 말만 늘어놓는 것은 진정한 힐링이 될 수 없다.
엄마의 감정이나 사랑이 어린 아이에게 자연스럽게 스며들듯이, 가족이나 친구, 혹은 동료처럼 무언가 중요한 내용을 함께 공유할 수 있을 때, 내 말이 상대에게 물처럼 스며들어 진정한 도움이 될 수 있다. 말, 하기는 쉽지만 먼저 듣지 않으면 전혀 쓸모가 없는 것이 말이다.
오늘도 즐겁고 건강한 하루 만드시길 빕니다. 이동윤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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